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인터넷 언론과 야당의원 보좌관 등 압수수색
언론인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확인 거쳐" 반박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 대한 허위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또 다른 형태의 허위보도 정황을 포착하고 인터넷매체 기자와 야당 의원 보좌진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①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②JTBC의 '윤석열 커피' 보도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③'가짜 최재경 녹취록' 의혹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11일 온라인상에서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등의 혐의로 온라인매체 A사 사무실과 대표 허모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 당 국토교통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김모씨의 국회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모해 윤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대선을 8일 앞두고 허위 보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검찰이 겨냥한 보도는 지난해 3월 1일자 '최재경 "윤석열이 '조우형(대장동 브로커)이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더라"'라는 제목의 기사다. 당시 허씨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던 최재경 전 검사장과 부산저축은행 관계자 이모씨의 대화 녹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이씨가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 조우형이 김 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 솔직히"라고 말했고 최 전 검사장이 "윤석열이 그런 말을 했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씨는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처남으로,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인 조우형씨와도 인척 관계다.
허씨는 이어 "조우형이 박영수 변호사(전 특검)를 쓴 것은 신의 한 수였다"고 한 녹취록 속 이씨 발언을 근거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부탁을 받은 윤 대통령이 조씨를 '봐주기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기사에는 해당 대화가 이뤄진 시점이나 장소에 대한 정보는 빠져 있다. 그러나 검찰은 허씨가 인용한 녹취록에서 '최재경 검사장'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최 전 검사장이 아니라 제3자라고 의심하고 있다. 녹취록 자체에 최 전 검사장의 말이 없는데, 왜곡 보도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마친 뒤 허씨 등을 불러 녹취록 입수 및 보도 경위, 녹취록의 조작 여부를 알았는지, 민주당 보좌진인 최씨와의 공모 관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허위 보도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도 확인 대상이다. 최씨는 김병욱 의원이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실무 책임자였다.
허씨는 이날 조작 녹취록 보도 의혹에 "황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당사자인 최재경 검사장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반론요청도 했지만, 답을 받지 못 했다"며 "정당한 취재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그와 연루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측 사람들에 대해선 "이름도 처음 들어본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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