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살해 혐의… 법원 "도주 우려"
정밀 부검 결과까진 한 달 걸릴 듯
모텔에서 딸을 낳아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40대 엄마 A씨가 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 부천시 원미구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모텔에서 딸을 낳아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40대 엄마가 구속됐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영아살해 혐의로 4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재향 인천지법 부천지원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일정한 주거지가 없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갑을 차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법원에 나온 A씨는 “아이를 왜 창밖으로 던졌나”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4일 경기 부천시 한 모텔 2층 방에서 딸 B양을 출산한 뒤 창문 방충망을 뜯고 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사건 발생 닷새 만인 9일 오후 2시쯤 모텔 담벼락 주변 콘크리트 바닥에서 숨진 채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다. B양의 시신은 발견 당시 침대보에 쌓여 종이 쇼핑백 안에 담겨 있었다. 시신에선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당일 오후 6시쯤 모텔 주변을 배회하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누군가 발견해 잘 키워줄 것이라고 생각해 밖으로 던졌다”고 진술했다. A씨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로, 일정한 주거지 없이 돈이 있을 때만 모텔에 머무는 등 사실상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B양의 아빠에 대해서도 “술집에서 만난 남성”이라고만 했다.
경찰은 피해자 B양이 범행 당시 살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창문 밖이 콘크리트 바닥인 점 등을 감안해 영아 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간이 파열되고 장기가 들어 있는 복강(복부 안)에 출혈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국과수는 간 파열과 복강 출혈이 추락에 의한 것인지 여부 등은 정밀 감정을 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밀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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