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R&D 예산 삭감 정부-야당 공방
"구조개혁 필요" VS "졸속 아니냐"
과기 출연연 인력 이탈도 시각차
"심화할 우려" VS "개인적 이유"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비판에 대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R&D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경쟁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계와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삭감, 재배분해 R&D를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가 R&D 예산(25조9,000억 원)이 올해 대비 16.6% 삭감된 것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R&D 예산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1991년 이후 33년 만에 기록을 세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에 제출하려고 했던 최종안과 (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 이후 변경된) 8월 22일 최종안을 제출해달라"면서 "두 자료를 비교해야 어떤 사업이 졸속 삭감된 것인지, 필수 R&D임에도 축소된 것인지 비교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D 카르텔의 실체에 대해선 여야 모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과기정통부처에서 (R&D 카르텔 관련) 사례를 ○○부처 A협회, ○○부처 공동연구기관, ○○부처 B기술원 이렇게 제출했는데, 이들을 밝혀야 카르텔이 파괴된다"면서 실명으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허숙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R&D 카르텔 척결, 타파의 결과가 예산 삭감인 건지, 삭감된 예산이나 삭감 대상이 된 모두가 R&D 카르텔이라고 보면 되는 건지 설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R&D 카르텔이라는 건 연구비를 쉽게 받기 위해 불법적 요소가 들어가는 부분"이라면서 "(예산 삭감은) R&D를 R&D답게 만들려는 정부의 의지"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R&D 예산의 혜택을 받는 과학계를 카르텔로 지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R&D 카르텔이라고 말하진 않았다. R&D 나눠먹기를 근절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적극 방어했다.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떠나는 연구원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야당과 정부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도 R&D 예산 삭감으로 연구자들의 출연연 이탈이 심화할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이 장관에게 "수많은 후배(연구자)가 떠나고 있다. 구조개혁을 못 한 것에 어떤 책임을 질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연구자들이) 각자 목표가 있고 생각을 갖고 움직이는 걸 제가 이야기하기는 건 곤란하다"며 출연연 인력 이탈이 정책과는 무관한 현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이 장관은 "후배 과학자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를 개인 사정으로 단정했다"는 허숙정 의원의 지적에 "진심으로 그분들을 사랑하고 문제가 생기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잠시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좋은 연구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갖고 미래에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 있는 그런 국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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