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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댓글 '대깨문' '대깨윤' 다 거르는데"…총선 앞 AI 정치 편향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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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댓글 '대깨문' '대깨윤' 다 거르는데"…총선 앞 AI 정치 편향 논란 가열

입력
2023.10.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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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대깨'는 '대가리' 의미 담긴 비속어"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모습. 성남=서재훈 기자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모습. 성남=서재훈 기자


국민의힘이 카카오의 포털 '다음'이 기사 댓글에서 인공지능(AI) 필터링으로 특정 단어를 없앨 때 정치 편향적으로 관리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을 비하하는 '대깨문'은 가리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하는 '굥'은 삭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비속어가 포함된 '대깨윤'도 가리므로 오해라고 반박했지만 내년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AI의 정치 편향성'을 놓고 정치권의 문제 제기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중 "'대깨문' 가리고 '굥' 허용"… 카카오 "정치적 편향 없어"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권리장전 추진계획 실무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권리장전 추진계획 실무 당·정 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다음의 기사 댓글(타임톡)에 '대깨', '대깨문'이 포함된 표현을 쓰면 세이프봇에 의해 자동으로 가림 처리된다. 세이프봇은 2020년 12월 다음 댓글에 처음 적용된 기능이다. 댓글을 AI 기술로 분석해 욕설과 비속어를 포함하거나 게시물 운영 정책을 위반한 댓글을 자동으로 가린다.

문제는 '대깨문'과 같은 정치 댓글을 어디까지 거르느냐다. 대깨문은 '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의 줄임말로 문 전 대통령 강성 지지 세력을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박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각각 동물로 비하하는 '쥐박이', '닭근혜' 등의 표현은 삭제나 가림 처리 대상이 아닌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카카오의 편향적 판단 기준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비하·비판하는 표현으로 쓰이는 '굥'(윤을 뒤집은 글자)도 삭제·가림 처리하지 않으므로 보수 진영이 볼 땐 '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정치적 해석 영역의 단어들은 가림 처리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대가리'가 포함된 '대깨'는 비속어에 해당되기 때문에 가렸다는 주장이다. 실제 다음 댓글 타임톡에는 '대깨문'뿐 아니라 '대깨윤'(대가리가 깨져도 윤석열)도 자동으로 가려졌다. '쥐박이, 닭근혜, 굥'뿐 아니라 '문죄인, 문재앙, 찢재명, 이죄명' 등 키워드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의 AI 필터링 기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내용등급 서비스'(세이프넷)를 준수해 가림 기준을 정하고 있다"며 "정치적 해석을 포함해 임의적 해석이나 판단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에도 인간 주관 개입" 정치 편향 우려 목소리

다음 뉴스 댓글 서비스 타임톡. 카카오 제공

다음 뉴스 댓글 서비스 타임톡. 카카오 제공


AI의 정치 편향성 논란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미국의 경우 검색 포털인 구글은 뉴스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아 관련성이 적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생성형AI 챗봇인 챗GPT의 답변이 진보적 성향이라고 문제 삼았다. AI가 인터넷 게시글과 댓글 등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혐오 표현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마구잡이로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포털 댓글이 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의 목소리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에서 포털은 여론을 호도할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댓글을 걸러내는 기준을 강화하고 AI 필터링 시스템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게 해결책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은 댓글 어뷰징(의도적 조작 행위)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기사 댓글 삭제 기준을 외부에 상세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혐오·비하 표현을 폭넓게 거르면서 데이터 편향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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