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시험 경위·안전조치 등 살펴
제작결함 수사로 확대 가능성도
경북 포항시에서 차세대 상륙돌격장갑차(KAAV-Ⅱ)의 수중 시험 도중 직원 2명이 숨진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해양경찰이 합동 감식을 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8일 “금주 안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군 관계자들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포항시 앞바다에서 시운전 중 침수됐던 장갑차는 추석 연휴 기간 바다에서 견인돼 인근 군부대에 보관돼 있다.
해경은 장갑차가 물속으로 들어가게 된 경위와 관련 의사결정 과정, 당일 수중 시운전이 가능할 만큼 기상 등 현장 조건이 적절했는지, 사전에 안전사고를 예방할 방안을 마련했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또 숨진 방산업체 직원들이 침수 때 탈출을 시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산소공급장비를 갖고 탑승했는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26일 사고 지점인 포항시 남구 동해읍 도구리 해안가는 19.9㎜의 비가 내리고 종일 흐린 날씨였다. 현장에는 소형 보트 두 척과 어선 한 척, 잠수부 등이 대기했지만, 장갑차 침몰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침수사고 뒤에도 위치 파악을 못해 구조에 나선 해군과 해경, 소방 등이 장갑차를 발견하기까지 2시간 가까이 걸렸다.
해경은 장갑차 개발에 참여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업체를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장갑차는 군 당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의뢰해 제작한 상륙돌격장갑차의 시제품이다. 해경 관계자는 “제품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장갑차가 고도의 기술개발로 만들어진 장비이고 군사 장비여서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도 ADD와 방산업체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노동당국은 사고 당일 포항지청 근로감독관 2명을 파견해 안전조치 위반 등을 살폈고, 광역중대재해수사과를 중심으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3시쯤 포항시 남구 동해읍 도구리 해안가 해병대 훈련장에서는 방산업체 직원 2명이 탄 상륙돌격장갑차가 바다에서 시험 중 침수됐다. 직원 2명은 40대 1명과 20대 1명으로, 육지에서 1㎞ 가량 떨어진 수심 10여m 지점에서 장갑차와 함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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