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 등 선행지표 줄줄이 악화
분양도 5년 만에 30만 가구 밑돌 듯
건설경기가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의 사업 수주와 인허가, 착공 실적이 모두 감소하는 상황이다.
6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연구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경기의 방향을 앞서 보여주는 선행 지표가 모두 악화하는 등 3분기 건설경기부터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금액)을 집계한 건설기성은 7월 9조8,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했으나 건설 수주액(-55.3%)과 건축 허가 면적(-45.7%), 건축 착공 면적(-48.9%)은 50% 안팎 감소했다. 건설기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2021년까지 증가했던 착공 물량이 뒤늦게 지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파트 분양까지 부진하다.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은 이달 3일까지 13만4,338가구로 집계(부동산R114)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 물량(25만2,245가구)의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분양이 예정된 물량 역시 15만689가구뿐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총 분양 물량은 28만5,027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37만1,098가구)의 76% 수준으로 연간 분양 물량이 30만 가구를 못 넘는 것은 2018년(29만9,390가구) 이후 처음이다.
건설사의 폐업 신고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집계된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변경·정정·철회·포함)는 41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23건)보다 2배 가깝게 늘었다. 폐업 신고는 업종을 바꾸거나 대표자가 바뀌는 경우에도 내기 때문에 신고 건수가 곧 폐업 업체 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분기의 경우 전체 신고의 3분의 2가 실제 폐업 사례라고 밝혔다.
건설 경기가 정상화하려면 결국 공사비가 안정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시장의 불안이 해소돼야 하지만 단기간에 이뤄지기가 어렵다. 박선구 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시장의 선행지표 악화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자칫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자금시장 불안 해소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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