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 3연임 가능성에도 제동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회장 승계 절차를 마무리한 KB금융그룹을 향해 승계 시스템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KB금융 차기회장 후보 선정에 대해 "원래는 선임 절차에 대한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한 뒤 후보군이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KB금융은 회장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 기준과 방식을 정했다"며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KB금융은 회장 후보군 롱리스트(후보 목록)를 상시 관리하는데, 해당 롱리스트 평가 기준을 일찍 공개했어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해외 금융사는 길게는 1년, 짧으면 6개월 정도 앞서 여러 평가기준을 사전에 정하고 후보군 검증 절차를 거친다"며 "여전히 우리 금융시장도 거버넌스 측면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고 KB금융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DGB금융 김태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현재 DGB금융은 '회장은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 68세인 김 회장의 연임을 위해 이를 개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0세를 기준으로 하는 KB·신한·하나금융 등과 맞출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시작한 후 현 회장이 연임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은 축구경기 시작 호루라기를 불고서 룰을 바꾼 것"이라며 "그간 DGB금융의 노력을 보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그룹 회장 3연임 도전에 대해 "연임하는 후보자가 여러 친소관계상 새 후보자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아직 수치 집계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8월 대비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 폭) 규모가 1조 원 이상 줄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증가폭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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