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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지방은 오히려 늘어... 엇갈린 부동산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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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지방은 오히려 늘어... 엇갈린 부동산 경기

입력
2023.10.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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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줄었는데 지방은 증가세
"정부 대책, 수도권에 주로 영향"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전국적으로 집값이 서서히 오르는 추세이지만 지방과 수도권 간 부동산 경기 회복세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오히려 늘었고, 집값 상승률도 수도권을 크게 밑돌았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보다 351가구(3.9%) 늘어난 9,392가구로 집계됐다. 1월(6,266가구)보다 21% 늘어난 수준이다. 각각 170가구, 124가구가 늘어 증가율이 10%를 웃돈 경북(910가구) 전남(1,328가구) 등 지방의 영향이 컸다.

반면 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은 6월 1,992가구로 올해 정점을 찍은 후, 7월(1,821가구)과 8월(1,751가구) 두 달 연속 줄었다. 서울은 7월(9.7%)에 이어 8월(11.9%) 10% 안팎의 감소율을 보이면서 한때 484가구까지 늘었던 준공 후 미분양이 300가구대(385가구)로 떨어졌다.

기존 아파트 매매 역시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활발한 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달 넷째 주(25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수도권(0.11%)이 지방(0.03%)의 4배에 가까웠다. 가격 반등 시기도 수도권(6월 첫째 주)보다 지방(8월 셋째 주)이 11주 늦은 상황이다.

기업들의 주택 사업 경기 전망도 지방이 더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이 500여 업체를 설문해 발표한 지난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수도권의 경우 102.1로 7월부터 세 달 연속 100 이상을 유지한 반면 지방은 100.4에서 95로 떨어졌다. 이 수치가 100을 밑돌면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업체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업계는 부동산 경기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이 역시 3기 신도시와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방에는 미분양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어서 공급 과잉이 먼저 해소돼야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면서 “대책의 효과는 수도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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