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기독교도 거주지서
결혼식 중 화재로 수백 명 사상
축하용 불꽃놀이가 원인으로 추정
이라크 북부의 한 예식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113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 결혼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에 쓰인 폭죽이 화재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은 전날 밤 10시 45분쯤 이라크 니네베주(州) 함다니야 지역의 한 예식장에서 큰불이 났다고 보도했다. 약 1,000명이 참석한 결혼식이 열리고 있던 탓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니네베주 당국은 사망자가 공식 확인된 것만 113명에 이르고,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현지매체 관영 INA통신은 부상자가 최소 15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민방위군(ICDC)은 화재의 원인에 대해 “결혼식 도중 불꽃놀이로 인해 예식장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불꽃놀이는 이라크 결혼식에서 흔하다.
플라스틱 등 가연성 재질의 예식장 건축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비극을 키웠다. 화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라니아 와드는 “신랑과 신부가 춤을 추는 도중 불이 바닥에서 천장으로 번졌고, 순식간에 식장 전체를 태웠다”고 말했다. 비상구 등 대피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압사한 이들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니네베주가 이라크 내 기독교도의 주 거주지인 만큼 이날 결혼식은 ‘기독교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AP통신은 이에 “이번 화재는 지난 20년간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의 표적으로 숫자가 줄어든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덮친 또 다른 재난”이라고 짚었다. 2003년만 해도 150만 명이었던 이라크 기독교인은 현재 15만 명에 불과하다. IS가 2014년 이라크 내 기독교인을 겨냥한 '종교 청소'를 벌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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