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 4번째 제소 “자산 매각을”
독점 비판 논문 쓴 리나 칸 위원장이 주도
집념의 ‘아마존 킬러’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독점 폐해를 정조준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전자상거래 시장 독점으로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려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고 상품 판매자에게는 과도한 요금을 내게 한 아마존을 상대로 시애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17개 주(州)도 소송에 동참했다.
FTC는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특정 판매자의 상품을 눈에 띄게 배치해 주는 대가로 아마존의 물류·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강요하고, 다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싼 가격을 제시하는 판매자의 상품은 노출을 막는 식으로 횡포를 부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이 자산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FTC와 아마존의 싸움은 2021년 6월 리나 칸 위원장 임명 때부터 예고됐다. 그는 2017년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면서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을 썼을 정도로 빅테크 기업 독점 문제에 비판적이었다. “아마존의 권력 축적을 독점금지법이 막지 못했다”고 보는 그는 취임 초부터 아마존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별러 왔다.
칸 위원장은 “소비자가 더 나쁜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하는 식으로 아마존이 독점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아마존을 이용하는 상품 판매자는 수익 2달러당 최대 1달러를 아마존에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상품 공급 업체들이 아마존에 수익을 빼앗기는 바람에 신제품을 개발하기 어렵게 됐다”고 보도했다.
FTC의 아마존 제소는 올해만 네 번째다. 5, 6월 △아마존 스마트홈 업체의 이용자 불법 염탐 △아마존 인공지능(AI) 활용 스피커의 13세 미만 아동 정보 무단 수집 △동의 없는 유료 회원제 프로그램 가입 유도 등을 이유로 3건의 소송을 냈다. 핵심은 이번 소송이다. 전자상거래가 아마존 매출의 최대 축인 데다 FTC가 요청한 제재(자산 매각)도 이번이 가장 강력하다.
데이비드 자폴스키 아마존 글로벌 공공정책 수석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FTC 제소 결과는 독점금지법 의도와 정반대일 수 있다”며 “(아마존을 탄압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줄고 가격은 비싸지고 배송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26일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4.03%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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