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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김용→정진상, 올가미 좁혔지만... 이재명 신병 확보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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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김용→정진상, 올가미 좁혔지만... 이재명 신병 확보엔 실패

입력
2023.09.27 11:00
수정
2023.09.27 16:20
0 0

[2년에 걸친 이재명 수사 주요 장면]
4개 사건에 대한 6차례의 소환조사
적용 혐의만 7가지… 결국 영장기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되면서 장장 2년에 걸쳐 진행됐던 이 대표 관련 검찰 수사는 사실상 소기의 1차 목적(신병 확보)을 달성하는 데에 실패하고 말았다. ①대장동·위례신도시 의혹 ②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③백현동 의혹 ④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4개 사건에서, 검찰이 적용한 죄목만 7개에 달했지만, 이 대표 구속의 필요성을 법원에 납득시키지는 못했다.

검찰이 수사의 첫발을 뗀 것은 2021년 9월이다. 이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2010~2018년 재임) 진행한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중앙지검은 검사 17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수사는 숨 가쁘게 돌아갔지만, 검찰의 칼끝은 대장동 민간업자 근처만 맴돌며 '몸통' 의혹을 받는 이 대표까지 닿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새로 꾸려진 수사팀은 이 대표를 의혹의 '최정점'으로 지목하고 수사 속도·강도를 높였다. 지난해 말 이 대표의 '양대 복심'이란 평가를 받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차례로 구속기소하며 이 대표 쪽으로 수사망을 좁혔다.

올해 들어서 수사의 본격적 타깃은 이 대표가 됐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1월 10일 이 대표를 가장 먼저 불러 조사했다. 그가 성남시장 재직시인 2015~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33억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관련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 역시 1월 28일과 2월 10일 이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민간업자에게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관련 내부 비밀을 누설해 개발 관련 특혜를 주며 시에 4,895억 원 상당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해충돌방지법 위반·부패방지법 위반)가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A4용지 30쪽 분량의 진술서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2차 소환 엿새 뒤 검찰은 '성남FC·대장동' 사건을 묶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같은 달 27일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영장은 자동 기각됐다. 검찰은 한 달 뒤인 3월 22일 이 대표를 5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이 검찰권 사유화를 선포했다"며 자신을 향한 수사를 '정치 수사'로 규정해 몰아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인근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7일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전 인근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굵직한 수사가 매듭지어졌지만, 이 대표를 향한 수사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7일 '대장동 판박이'로 불리는 '백현동 의혹'을 문제 삼아 또 한 번 이 대표를 특경 배임 등 혐의로 소환조사했다. 특혜를 받은 민간업자의 측근에게 자신의 별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허위증언을 지시한 혐의(위증교사)도 적용됐다.

조사 닷새 만인 22일 이 대표는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피의자 신분이 됐다. 수원지검은 이달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불러 경기지사 시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적법 절차 없이 대납하게 한 혐의(제3자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두 차례 조사했다.

검찰은 18일 이 대표를 상대로 '백현동·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1일 국회에 부쳐진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찬성(149표)으로 가결됐다. 그러나 관련 수사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넘지 못해, 검찰은 스스로 '사건의 몸통'이라고 규정했던 이 대표 신병을 확보하는 데엔 실패하고 말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일지.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일지. 그래픽=강준구 기자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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