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기소'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
"기소 내용, 검찰의 사악한 주장일 뿐" 항변
당내 사퇴 촉구에도 "자리 지키겠다" 고수
자택 압수수색에서 금괴와 고가의 가구 등이 무더기로 발견된 미국 민주당의 거물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무죄를 주장하며 당내 의원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상원의원만 3선인 그는 검찰이 기소를 위해 각종 사실을 짜 맞췄다고 주장했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뉴저지주(州) 유니언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소 내용은 사악한 검찰의 주장일 뿐”이라며 “법원에서 무죄가 증명될 것”이라고 부패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2일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메넨데스 의원 부부를 기소하면서 지난해 6월 자택의 옷장 등에서 55만 달러(약 7억3,000만 원)의 현금과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상당의 금괴 13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메넨데스 의원은 “개인 저축이고, 비상금”이라며 “쿠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기 전 부모님이 은행계좌 압류를 우려해 집안에 현금을 두던 습관이 이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일부 돈 봉투에서 이번 뇌물 사건에 연루된 다른 피고인들의 지문이 검출됐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또 메넨데스 의원 부부가 고가의 벤츠 승용차를 뇌물로 받았고, 주택 대출금 일부를 사업가들이 대납하게 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메넨데스 의원은 “각종 사실을 악랄한 프레임에 짜 맞췄다”며 검찰은 비난했다. 심지어 “히스패닉 혈통의 이민 1세대가 연방 상원의원이 된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인종차별 문제도 끌고 들어왔다. 이에 대해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같은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은 “나도 히스패닉 정치인으로서 정치 시스템에 편견이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메넨데스 의원에 대한 기소 내용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검찰의 기소 후 메넨데스 의원과 가까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를 필두로 민주당 내에서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메넨데스 의원은 이날 “나는 앞으로도 상원의원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 재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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