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소장자료 옛길 콘텐츠로 재생산
한양 도성 내 옥류동천·북영천길 등
서울 경복궁 옆 '옥류동천길'은 조선시대부터 경치 좋기로 유명해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도 많이 찾았던 곳이다. 이 길의 출발점인 수성동계곡에는 조선 대표 문신 송시열의 글씨로 '옥류동(玉流洞)'을 새긴 바위가 아직도 놓여 있다. 통인시장을 거쳐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세월이 흘러 크게 변모했지만, 그 주변 곳곳엔 여전히 유적과 옛 흔적이 남아 전해지고 있다.
종묘에서 창덕궁으로 이어지는 '북영천길'은 조선시대 창덕궁 경비를 담당하던 훈련도감 본영인 '북영(北永)'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궁궐 담장을 따라 만들어진 이 길을 걸으면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운치와 멋을 느끼고, 과거 유명 미술가들의 집터와 빨래터도 만나 볼 수 있다.
서울기록원은 27일 '추석 연휴 걷기 좋은 서울의 옛길' 콘텐츠를 공개했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등 급격한 변화에도 한양도성 안에 남겨진 옛길을 서울시 발간자료와 중요 소장기록을 선별해 재생산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의 옛길을 사진과 영상 등 아카이빙 작업을 통해 담아 냈던 서울기록원은 이번에는 옛 한양 도성 내사산(內四山)이라 불리는 북악산과 낙산, 남산, 인왕산 자락의 옥류동천길, 삼청동천길, 안국동천길, 정릉동천길, 북영천길 등을 소개한다.
18세기 중엽 만들어진 '도성대지도'와 1912년 제작된 '경성부 지적원도', 2016년 '폐쇄지적도'를 중첩시켜 현재 남겨진 도로를 추출했고, 이후 현장 조사를 통해 현재 도로의 원형 및 변형 여부를 확인해 제작했다.
기록원에 따르면, 조선왕조는 유교 사상과 풍수지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를 설계했다. 물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난 길은 도시 형성 초기 계획적으로 만든 길과 맞물려 지금의 서울 옛길을 만들었다. 기록원 측은 "100년 동안 진행된 근대화와 산업화, 도시화로 서울은 변화했지만, 여전히 많은 흔적을 간직한 옛길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희 서울기록원장은 “서울 옛길 콘텐츠는 자연과 역사, 시가지 경관에 담긴 서울의 아름답고 소소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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