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능력과 괴력 지닌 '희수 아빠' 장주원 역 연기
"장례식장 오열신, 배우로서 도전 걸어보고 싶었다"
K히어로물의 새 장 연 '무빙', 배우들도 기다리는 시즌 2
"해피엔딩인가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무빙'의 마지막 회, 장주원(류승룡)에게 그의 부인 황지희(곽선영)가 환하게 웃으며 묻는다. 장주원은 긍정의 의미로 미소를 짓는다. 지희는 사고로 이미 그의 곁에 없지만 딸 희수(고윤정)를 결국 지켜낸 '아빠'로서는 해피엔딩인 셈. "(주원을 통해) 관심과 사랑에 대한 영향력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초능력자인 주원은 방치돼 있을 땐 사납고 야성이 강하고 무지했지만, 지희라는 인물만이 (주원을) 공감하고 위로해 줬고 길을 제시해 줬어요.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길 바랐죠."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의 말이다.
우려 뒤집은 '무빙'의 성공 "고난도 퍼즐 같은 섬세한 개연성"
'무빙'은 약 5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든 대작임에도 공개 전 우려가 컸다. 그동안 나왔던 한국형 히어로물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20부작의 '무빙'은 국내외에서 두루 호평을 받으며 K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1위(지난 24일 기준, 플릭스패트롤)를 유지하고 있다. 류승룡은 "유니폼을 입고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도 좋지만, ('무빙'은) 우리 부모님과 아이들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다"면서 "시대를 관통하는 서사가 마치 고난도 퍼즐을 맞추듯 섬세하고 개연성 있게 연결돼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무빙' 속 초능력자들은 미국의 슈퍼히어로와는 다르다. 현실에 발을 딛고 치킨을 팔고(장주원), 돈가스집을 운영하는(배우 한효주가 연기하는 이미현) 소시민일 뿐이다. 지구보단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재생 능력과 괴력을 지닌 장주원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조직 폭력배로 방황하다가 지희를 만나 전환점을 맞이한다. 류승룡은 "더 소중한 존재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주원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원의 오열신에 "'우는 역할 당분간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지만…"
특히 지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주원이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무빙'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주원은 장례식장에 도착하는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상주복을 갈아입는 순간까지 내내 계속 오열한다. 이 장면은 류승룡이 출연을 망설인 이유이자 결정적으로 출연하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류승룡은 "(대중이) 신파에 대한 거부가 있고 나 역시 유난히 전작에 오열하는 장면을 많이 찍었기 때문에 '우는 역할은 당분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이 장면을 보고 처음엔 '못 하겠다'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대본을 마저 읽으면서 류승룡의 생각도 바뀌었다. 그는 "우는 장면이 너무 중요한 데다 앞선 서사가 차곡차곡 쌓여 있으니 신파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그 장면 때문에, 연기 인생에 있어서 한번 도전을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그는 액션과 오열 등 너무 힘든 장면이 많아 '류승룡 학대쇼' 아니냐는 일각의 반응에 대해선 "현장에 갈 때마다 너무 행복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시즌 1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시즌 2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 마지막 회 쿠키 영상에선 죽은 줄 알았던 프랭크(류승범)가 다시 등장하는 등 여러 '떡밥'들이 뿌려졌다. 류승룡은 "배우들도 '장형'(극중 김두식이 장주원을 부르는 호칭), '아버지'라고 서로 부르며 과몰입된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면서 "'강풀을 (시나리오 빨리 쓰도록) 가둬라'는 말도 많더라"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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