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전국으로 확장하는 이유
동성로점, 오프라인 수익 확대 테스트베드
연령대 넓히고 여성 고객 확보도 기대
21일 오전 11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 입구에 수십 개의 마네킹이 눈길을 끌었다. 1,765㎡ (534평) 규모의 매장에는 남녀 패션을 포함해 1,300여 개 옷들이 꽉 들어찼고 피팅룸도 기존 매장보다 두 배 많은 28개나 됐다.
22일 정식 개장을 앞둔 이곳은 무신사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선진영 오프라인실 실장은 "기존 매장(서울 홍대, 강남)은 무신사 스탠다드가 무엇인지 알리려는 목적이 컸다"며 "앞으로는 오프라인 사업의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 더불어 전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을 실현할 무대인 셈이다.
더군다나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파트너사가 아닌, 무신사에서 자체적으로 론칭한 브랜드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자체 브랜드를 알리면서 온라인 사업을 넘어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여성 공간 늘리고 단독 상품도 채워
서울권 바깥의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1호점을 왜 대구에 차렸을까. 회사 관계자는 "대구는 광역시에서 부산, 인천 다음으로 월간 개인카드 사용 금액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무신사는 지금껏 남성 패션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동성로점은 여성 공간의 비중도 키웠다. 지하 1, 2층은 여성, 지상 2, 3층은 남성 제품 전용 공간으로 하고 1층은 남녀 공용 공간으로 꾸몄다. 홍대, 강남 매장을 운영해보니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과 비교해 여성 고객이 더 많이 찾아온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단독 상품도 있다. 2층에서는 그래픽 아티스트 옥근남과 협업해 만든 수달 티셔츠를 한정 수량 판매한다. 무신사가 만든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단복 데님 트러커 재킷과 데님 팬츠도 볼 수 있다. 다양한 고객 층을 겨냥해 속옷, 스포츠 웨어 등 품목 수도 늘렸다.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화려한 조명을 단 '라이브 피팅룸'을 마련해 단순히 옷 갈아입는 게 아니라 착용한 제품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서울 매장의 체험 요소는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제품 수를 늘리고 디자인 경쟁력을 보여주려 애썼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 키우고 신규 고객 유입도…부산 서면도 진출
무신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0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무신사 스탠다드 매출은 2,0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대와 함께 무신사가 오프라인 사업을 펼치는 또 다른 이유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쉬워서다. 오프라인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심어주면서 온라인 구입까지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의 80%가 1020세대라 고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타깃 연령대를 폭넓게 잡거나 여성으로 넓혀야 한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기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던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신사는 올해 안에 부산 서면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하나의 독립 브랜드로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며 "대구점을 시작으로 지역 거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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