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유엔공원서 배우자 합장식 열려
6·25 당시 21세로 전사한 고 이성균 하사,
도음산서 유해 수습… 73년 만에 가족 품에
6·25 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전사자의 아내가 100번째 생일을 맞이해 남편 곁에 잠들게 됐다. 남편과 사별한 지 73년 만이다.
육군과 국가보훈부는 21일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6·25전쟁 참전 영웅인 고 찰스 그린 중령의 묘역에서 배우자 올윈 그린 여사의 유해를 합장하는 합동 안장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린 중령은 1950년 9월 28일 호주 정규군인 호주 육군 제3대대의 첫 지휘관으로 참전했다. 그가 이끈 호주 육군은 영연방 제27연대에 소속돼 연천 전투와 박천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그해 10월 텐트 주변에 북한군이 쏜 포탄에 전사했다. 당시 그의 나이 30세였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그린 중령은 2015년 대한민국 '이달의 6·25전쟁 영웅'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9년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행사에서 을지무공훈장이 추서됐다.
그린 중령의 배우자인 그린 여사는 남편이 전사한 지 69년이 지난 2019년 11월 향년 96세의 일기로 호주에서 별세했다. 생전 "남편의 묘역에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 그린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합장이 이뤄지지 못하다가 별세 후 4년 만에 남편 옆에 묻히게 됐다.
한편, 6·25전쟁에서 21세에 전사한 고 이성균 하사의 유해도 이날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05년 경상북도 포항시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수도사단 소속 고 이성균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1929년 5월 강원도 고성군에서 2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이 하사는 1948년 12월 국군연대에 자진입대해 6·25전쟁 발발 후인 1950년 8월 22일 포항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이 참전한 포항전투는 국군의 동부 전선을 돌파해 부산으로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국군이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저지해 낙동강 동부지역 작전을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전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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