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여러 개 확보해 특정 종목 대량 선매수
10주 고가 매수 주문 수천회 반복해 가격 띄워
선매수한 주식 대거 처분해 수익 거둬
단시간 과도하게 주식을 반복 매매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전업 투자자가 검찰에 고발됐다. 반복적인 단주매매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불공정 거래에 해당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20일 제16차 정례회의를 열고 21개 상장사 주식을 단주매매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해 11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전업투자자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A씨는 ①본인 및 타인 명의 계좌 8개를 확보해 특정 종목 주식을 대량 선매수한 뒤 ②10주 내외 소량의 고가 매수 주문을 수십·수천 회 연속으로 제출해 시세를 띄운 뒤 ③선매수 주식을 전량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전 과정은 평균 42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으며, 단주매매는 초당 평균 3.9회라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마치 주식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게 한 뒤 주가가 오르면 빠지는 방식이다. A씨가 단주매매로 주가를 띄울 때 시장 전체 매수 주문 수량과 횟수가 직전 동기간 대비 수십 배 증가했고, 주가도 1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증권사로부터 총 27차례나 수탁 거부 등의 조치를 받았으나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여러 증권사를 옮겨 다녔으며, 본인뿐 아니라 타인 명의 계좌를 번갈아 이용하면서 같은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이런 방식의 단주매매가 정상적인 투자 기법이 아닌 시세조종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증선위 관계자는 "여전히 일부 주식카페 등에서는 반복적 단주매매가 합법적인 매매 기법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며 "실제 이 같은 행위로 과징금 부과부터 징역형까지 나온 적이 있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가창에 소량(1~10주)의 주식이 빠르게 지속·반복 체결되는 모습이 보인다면 주가급락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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