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모 고배 이진숙 총장, 담화 통해 의지 피력
비위 조직해 학사구조개편 등 내부 혁신 추진
한밭대 통합과 별개로 추진...통합도 중요한 과제
충남대가 올해 1차 공모에서 고배를 마신 '글로컬대학 30' 지정에 재도전한다. 1차 도전 때와 달리 내년 2차 공모에선 한밭대와 공조하지 않고 단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두 대학의 통합 작업 또한 중요한 과제인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충남대에 따르면 이진숙 총장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담화문을 대학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이 총장은 담화문에서 "6월 글로컬대학 30 사업 예비대학 발표 이후 저를 비롯한 본부 관계자들은 '통정사통(痛定思痛)'의 시간을 가졌다"며 "긴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았지만, 구성원과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이자, 대학 내 벽 허물기, 지자체-대학 개방형 운영체계 도입 등 대학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충남대는 지난 6월 한밭대와의 통합을 전제로 한 혁신기획서를 제출하면서 글로컬대학 사업에 도전했지만 15개 대학을 선정하는 예비 지정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충청권에서 가장 유력하다고 꼽힌 충남대 입장에선 자존심을 크게 구길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한밭대의 제안서 중복 제출 문제 등이 불거졌고, 두 대학의 유기적 연계가 부족했던 게 탈락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다시 한번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절치부심한 이 총장은 글로컬대학 30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강력한 내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총장은 "차기 총장선거를 앞두고 2차 글로컬대학 혁신기획서 제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업의 체계적 준비와 차기 리더십과의 연계를 위해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가칭 '글로컬대학20준비위원회'를 조직해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어 "위원회에선 타 대학의 혁신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정책설명회 등을 통해 학사구조 개편, 특성화분야 육성 등 구체적인 내부혁신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다만 사업의 연속성 등을 고려해 예비 선정 탈락의 책임을 지고 처장들이 제출한 사표는 반려했다고 덧붙였다.
충남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내년 초 공고를 내는 만큼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며 "준비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21일부터는 기 선정된 대학들의 전략 등을 살펴보는 설명회와 의견수렴을 위한 정책토론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글로컬 대학(Glocal)은 세계화를 뜻하는 GLOBAL과 지역화를 뜻하는 LOCAL의 합성어로, 교육부가 2026년까지 비수도권 지방대 30곳을 지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10개교,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5개교를 선정, 30개교에 총 3조 원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단독 또는 공동으로 신청한 대학 108개 대학 가운데 공동신청 4곳, 단독신청 11곳 등 15곳을 예비지정했으며, 이 가운데 10곳을 다음달 중 본지정 할 예정이다.
이 총장은 글로컬대학과 별개로 한밭대와의 통합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대학 통합은 우리 대학의 미래를 위해 사업 이전부터 추진되던 것"이라며 "학교 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대학 통합과 차년도 글로컬대학30 사업을 분리해 준비하되, 향후 상황에 따라 전략적 판단을 통해 국가거점 국립대로서의 미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오용준 한밭대 총장도 지난 8월 구성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충남대와의 통합에 대한 여전한 의지를 밝혔다. 오 총장은 당시 서한에서 "충남대와의 통합,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 필요성을 여전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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