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가 요양보호사 고용
노동 대신 재활 치료받기도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고령 수감자들이 증가하면서 교도소가 요양원 기능을 할 지경이 됐다. 요양보호사가 고용되거나 고령 수감자가 노동을 하는 대신 재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일본 도쿄신문은 19일 약 1,500명이 복역 중인 도쿄도 후추형무소의 수감자 고령화 현상을 조명했다. 이곳 수감자의 평균 연령은 52세로, 65세 이상이 약 20%를 차지한다. 최고령은 94세다.
노동 대신 재활치료, 식사도 잘게 썰어 제공
체력이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고령 수감자가 늘면서 후추형무소는 2020년부터 요양복지사와 작업치료사 등을 채용하고 있다. 작업치료사는 건강 문제로 노동을 할 수 없게 된 수감자들에게 재활 치료를 해 준다. 공 던지기, 스트레칭, 자전거 타기 등이다. 70대 재소자는 “호흡기 질환으로 체력이 떨어져 걷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재활 치료를 받은 뒤 잠을 잘 자게 됐다”고 말했다.
음식이 목에 걸리지 않도록 잘게 썰어서 제공한다. 한 교도관은 “예전에는 문신을 한 조폭들이 많아 부담이었지만 10~20년 사이에 교도소 풍경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복지시설과 비슷한 문제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출소 후 복지서비스 연결도... 재범 방지
일본 법무성 범죄백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수감자는 증가 추세다. 2022년 신규 수감자는 1만4,460명으로 2023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으나, 65세 이상 수감자 비중(14%)은 2003년의 4.3%보다 늘었다. 70세 이상 수감자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2019년 백서와 비교하면 18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신규 수감자가 감소했지만 70대 이상 수감자만 유일하게 늘었다.
일본 법무성은 2014년부터 교정시설에 복지담당자를 배치하고 고령·장애 등 문제가 있는 수감자가 출소 후에도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징역형과 금고형으로 나뉘던 형벌을 ‘구금형’으로 일원화하는 개정 형법이 입법됐다. 2025년 새 법이 시행되면 고령 수감자가 무리하게 작업에 투입되지 않는다.
교도소의 복지 환경이 교도소 바깥보다 나은 탓에 일부러 수감되려는 고령자들도 등장했다. 범죄학 전공인 하아미 고이치 류코쿠대 교수는 "70대 이상 출소자가 일부러 무전취식을 반복해 교도소로 돌아가려는 경우도 있다"며 “사회에서는 쉽게 고립되지만 교도소에선 고립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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