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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담관에 생긴 돌, 그냥 놔둬도 문제 없을까?

입력
2023.09.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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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오른쪽 윗배·명치 통증이 특징...증상 모호한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담관(담도)은 간에서 생성돼 담낭(쓸개)에 저장됐던 담즙을 십이지장까지 운반해 주는 관으로, 결석 등으로 인해 막혀 다양한 병이 생기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담관(담도)은 간에서 생성돼 담낭(쓸개)에 저장됐던 담즙을 십이지장까지 운반해 주는 관으로, 결석 등으로 인해 막혀 다양한 병이 생기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담석증은 잘 알려진 병이지만, 극심한 통증부터 무증상까지 환자마다 증상이 천차만별이고 치료법도 달라 환자들의 불안감과 궁금증이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대개 증상이 없어 경과 관찰만 할 때가 많지만, 담낭염·담관염·췌장염 같은 위급한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 또, 증상이 없더라도 환자에 따라 암 위험도가 높아질 수도 있는데, 이때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담석증 환자 매년 10%씩 증가 추세

담석은 크게 △비만, 고지방·고열량 식이, 임신, 급격한 체중 감소 등으로 발생하는 콜레스테롤 담석과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 간경변이나 용혈성 빈혈 환자 등과 관련 있는 색소성 담석으로 나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17년부터 연평균 10%씩 증가해왔다. 박남영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양보다 색소성 담석이 많았지만, 식생활 서구화 등으로 인해 콜레스테롤 담석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담석증 환자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담석 증상은 오른쪽 윗배 또는 명치 부위 극심한 통증이 대표적이다. 이는 주로 담석이 담즙이 흐르는 통로를 막으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남영 교수는 “담석에 의해 담즙이 흐르는 통로의 일부가 막히면 막힌 부분의 위쪽 압력이 증가하고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대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를 담석 급통증, 또는 ‘담석 산통(産痛)’이라고 한다”고 했다.

◇통증 심하면 방사통 발생...담석증 여부 모호한 통증도 발생

오른쪽 윗배 또는 명치 부위에 발생한 통증은 양측 날개뼈 사이, 오른쪽 날개뼈, 또는 어깨로 뻗치기도 한다. 자세가 변화한다고 통증 강도가 달라지진 않는 편이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6시간 이상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주로 식후에 발생하거나 악화되며, 흔히 저녁에 과식하고 4~5시간이 지난 한밤중에 발생할 때가 많다.

그러나 메스꺼움이나 구토만 동반하거나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 가슴 통증 등과 같이 담석에 의한 전형적인 통증이 아닌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에는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인지도 함께 감별해야 한다.

담석은 통증 뿐만 아니라 급성 담낭염, 급성 담관염, 급성 췌장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발열이나 오한 등이 생기고 복통의 정도나 기간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는 즉각적인 치료를 위해 응급실로 내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석 있다고 무조건 암으로 악화 안 돼

담석과 담낭암의 연관성은 계속 연구되고 있는 내용이다. 담낭암 환자의 70~90%에서 담석이 동반되고 있다는 결과도 있고, 증상이 있는 담석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담낭암이 생길 확률이 34배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담석증 환자의 대다수는 담낭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담석이 있는 환자 중 0.5%~3%에서만 담낭암이 보고되고 있다. 담석증 환자의 다수는 담낭암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일부의 담낭암 위험도가 높아지는 환자들에게는 담낭 절제술이 권고된다.

박남영 교수는 “담낭 담석이 있는 다수 환자에게서 암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담낭 담석이 있는 모든 환자들에게 담낭 절제술을 진행하는 것보다 담낭암 위험도가 높은 특정 환자를 위해 담낭절제술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간 내 담석이 있는 환자에서는 담관암 위험도가 높아지는 편이어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박남영 교수는 “간 내 담석의 경우 5~10%의 환자에서 담관암이 보고될 정도로 위험도가 높아지기에 담석 위치와 주변 담관 상태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게 좋다”고 했다.

◇복부 초음파검사하면 담낭 담석 확인

담낭의 담석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는 복부 초음파검사다. 연구마다 다르지만, 복부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면 담낭 담석의 85%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간이 심하거나 위나 장에 가스가 많으면 자세한 관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담석증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지만, 반복된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담석이 발견되지 않으면 초음파 내시경검사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초음파 내시경검사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가 달린 검사 장비로, 위 또는 십이지장에서 인접한 담낭 및 담관을 관찰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96%의 환자에게서 담석을 확인할 수 있고, 크기가 작은 담석도 복부 초음파검사보다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담관 내 담석에서는 다소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복부 초음파검사는 비교적 간편하고, 방사선 노출 위험도가 없어 우선 시행하는 것이 좋지만, 담관 내 담석의 발견율이 30~40%로 낮다.

이 때문에 혈액검사와 연령 및 담관 확장 정도 등을 고려해 초음파·내시경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담낭 주위, 간, 담관, 췌장 등의 검사가 필요하면 조영제를 이용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도 도움이 된다.

◇담석 위치별 치료법 달라...통증 발생 시 수술적 절제 고려

담석은 위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된 담낭 담석증 환자는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담석에 의한 통증이 발생했다면 수술적 절제를 고려하게 된다.

또한 증상이 없더라도 석회화 담낭, 담췌관 합류 이상, 담낭 선종 등이 동반됐거나 3㎝ 이상의 거대 담낭 담석이 있으면 담낭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에 담낭절제술을 권고한다.

담관 내 담석은 나중에라도 담관염 또는 췌장염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증상이 없어도 치료가 필요하며, 내시경적 치료로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장 흔히 이용되는 내시경적 치료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이다. 담관 시술용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한 후 X선 투시 장비의 도움을 받아 담관 내로 여러 기구를 삽입해 담석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담관의 십이지장쪽 개구부인 유두를 통해 담석을 제거하려면 이를 확장하는 게 필요한데, 유두 형태와 주변 게실(憩室) 유무 등을 고려해 내시경적 유두 절개술이나 풍선 확장술 등을 시행한다. 이후 내시경용 바구니, 풍선 등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담석을 분쇄 및 제거한다.

간 내 담관은 간 내부에 나뭇가지처럼 퍼져 있다. 따라서 간 내 담석은 위치, 크기, 수, 분포 뿐만 아니라 주변 담관 구조와 상태 등을 고려해 ERCP, 경피적 담관내시경, 간 절제술 등으로 치료한다. 박남영 교수는 “간 내 담석은 제거하지 않으면 개수가 많아지고 크기가 커질 수 있다”며 “간 농양이나 간 내 담관암을 일으킬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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