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식 유죄 받았던 '청담 부자' 이희진, 코인 때문에 구속 위기

검찰 "피카코인 공동발행" 판단해 영장 청구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가 2019년 3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과거 불법적 주식거래로 인해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7)씨가 이번엔 가상자산(코인) 시세조종 연루 혐의로 다시 구속될 위기에 몰렸다.

13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은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범죄수익은닉법위반 등 혐의로 이씨와 그의 동생 이희문(35)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피카코인 등 코인 3종의 가격을 띄워 고가에 팔아 치운 뒤 수익금을 임의사용하거나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형제가 피카프로젝트와는 다른 코인 발행업체의 실질 운영자지만 자금을 대고 사업을 같이하는 등 사실상 피카프로젝트 공동대표 송모(23)·성모(44)씨와 공범 관계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송씨와 성씨, 이씨 형제는 2020년 9월 피카를 발행해 거래소에 상장·유통하는 '코인 공동사업' 계약을 맺고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송씨와 성씨는 피카코인 홍보 및 대외활동을, 이씨 형제는 코인 발행와 관리, 시세조종을 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

앞서 송씨와 성씨는 지난달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조각 투자' 방식으로 미술품 공동소유가 가능하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두 사람이 피카코인을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한 다음, 시세조종과 성과를 거짓 홍보하는 수법으로 가격을 올린 후 되팔아 338억 원을 챙겼다고 판단했다.

과거 이희진씨는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기소되어,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