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분기 기업경영 분석
반도체 부진·철근 누락 등 영향
2분기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가 모두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곳 중 3,979개 기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1분기 0.4% 증가에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코로나19 시기인 2019년 1분기~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감소폭은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6.9%)과 비제조업(-0.7%) 모두 매출이 줄었다. 주요 생산국의 설비 증설과 글로벌 수요 감소 여파로 석유화학 매출이 17.1% 급감했다. IT 경기 부진에 서버 수요 약세가 겹치며 반도체 수출액이 줄자 기계·전기전자(-15.4%)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운수업 역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하락에 매출이 14.8% 축소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은 3.6%로 지난해 2분기(7.1%)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제조업에선 기계·전기전자업 이익률 하락세(12.1%→-1.6%)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비제조업 중에선 건설업 영업이익률이 6.5%에서 3.3%까지 떨어졌다. '철근 누락' 사태 등 일부 업체의 건설 현장 붕괴 재시공에 따른 대규모 영업손실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건전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은 90.8%로 전 분기(95%)보다 하락했다. 이성환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영업활동에 따른 효과라기보다 미지급 배당금으로 잡아 놨던 부채가 지급되면서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했다”고 풀이했다. 총자본 중 외부 조달자금의 비중을 뜻하는 차입금의존도는 26%로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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