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일본을 대표하는 서킷 '후지 스피드웨이(Fuji Speedway)'에서 내구 레이스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FIA WEC(FIA World Endurance Championship)의 6라운드가 열렸다.
'6시간 내구 레이스(6h of Fuji)'로 열린 FIA WEC의 여섯 번째 레이스는 최근 몇 년 동안 WEC를 이끌고 있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TOYOTA GAZOO Racing)의 7번을 품은 GR010-하이브리드(카무이 코바야시, 마이크 콘웨이, 호세 마리아 로페즈)가 우승을 차지했다.
더불어 2위 역시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8번 GR010-하이브리드(세바스티앙 부에미, 히라카와 료, 브랜든 하틀리)가 거머쥐며 완벽한 원-투 피니시를 이뤄내 올 시즌 'WEC'에서도 누가 최강자인지 입증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2023년, FIA WEC 매뉴팩처러 부분에서 '월드 챔피언'을 확정하였으며 시즌 최종전인 바레인에서 결정될 드라이버 챔피언 부분에서도 '집안싸움'을 예고하는 모습이다.
다시 늘어난 클래스의 경쟁자들
사실, 올 시즌이 처음 시작될 때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 최근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비롯해 FIA WEC 무대에서 절대적인 강자의 행보를 보여줬던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었지만 '올 시즌'은 말 그대로 평소와 다른 시즌이었다.
그도 그러 것이 FIA WEC의 개편 이후 '하이퍼카'에 본격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참여하는 시즌이며, 새로운 도전자 속에는 모터스포츠의 명가라 할 수 있는 포르쉐와 페라리 등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데뷔 시즌'을 치르는 경쟁자들의 상황이 있던 만큼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비교 우위'를 예고할 수 있었지만 지난 몇 시즌까지의 '클래스 내에서의 완벽한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의 아쉬움
불안감은 시즌 초반부터 피어났다. 개막전인 1000마일 오브 세브링(1000 MILES OF SEBRING)은 성공적으로 치뤄냈으나 포르티망에서 7번 GR010-하이브리드의 포인트 획득이 단 2점에 불과했다.
게다가 큰 포인트가 걸린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는 페라리 499P가 가장 먼저 체커를 받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으며, 특히 7번의 GR010-하이브리드는 단 한 점의 포인트도 얻지 못한 '최악의 결과'를 마주했다.
특히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는 '결국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지 밀렸다'라는 식의 비난을 받기에 너무나 좋은 상황이었고, FIA WEC를 모르는 이들 사이에서는 지난 몇 시즌의 노력과 성과가 무시되기도 했다.
여전히 굳건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라는 '특별한 이벤트'에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1년에 단 한 번의 레이스만 치르는 팀이 아니다. 올 시즌 7번의 레이스에서 수 차례 포디엄에 올랐고, 올 시즌 포인트 경쟁에서도 분명 선두를 달렸다.
그리고 이번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의 원-투 피니시를 통해 '자국의 팬' 앞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존재하더라도 WEC라는 무대 위에서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어떤 존재이며, 어느 정도의 '강력함'을 갖췄는지 입증했다.
실제 후지에서의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강 팀'의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연습부터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고, 예선에서는 팀을 이끄는 카무이 코바야시의 퍼포먼스, 그리고 '홈 그라운드'의 경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경기 초반, 포르쉐 펜스케 레이싱의 과감한 공격에 선두를 내줬지만 네 시간에 걸친 추격, 그리고 정교한 피트 스톱 전략으로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 나아가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을 차지하는 '완벽한 드라마'를 그려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후지에서의 결과를 통해 2023 시즌, 매뉴팩처러 부분에서 월드 챔피언을 확정 지었다.
토요타의 올 시즌 FIA WEC 매뉴팩처러 부분에서 시리즈 포인트는 178점이며 2위인 페라리와 40점 차이로 그 차이가 상당하다. 참고로 3위는 포르쉐, 4위는 단 한 대의 차량을 투입하고 있는 캐딜락의 몫이다.
이제 남은 건 드라이버 포인트 부분이다. 올 시즌 두 번 포인트 획득에 실패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7번, 카무이 코바야시, 마이크 콘웨이, 호세 마리아 로페즈 조가 118점으로 133점의 8번, 세바스티앙 부에미, 히라카와 료, 브랜든 하틀리를 추격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오는 11월, 바레인에서 펼쳐질 8시간 내구 레이스(8 Hours of BAHRAIN) 뿐이다. 올 시즌, 토요타는 다시 한 번 FIA WEC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더욱 큰 변화를 예고한 2024 시즌을 마주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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