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밑그림 채색·불법 복제물 추적·추천
캐릭터·스토리 창작에 생성형 AI 결합 중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웹툰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AI가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웹툰을 추천해주고 불법 공유 행위를 추적하는 것을 넘어 작가 대신 스토리와 그림을 구상해주는 실험까지 진행 중이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AI 활용에 적극적인 건 네이버웹툰이다. 2021년 AI가 밑그림에 자동으로 색을 입혀주는 '웹툰 AI 페인터'를 내놓으며 일찌감치 웹툰 시장에 AI를 접목시켰다. 웹툰 작가가 하루 평균 10시간 30분(2022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웹툰 작가 실태조사)씩 그림을 그려야 할 만큼 긴 시간 일을 해야 하는 만큼 단순·반복 업무를 줄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AI의 쓰임새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AI 전문 연구 인력을 대거 투입해 국내외 불법 복제물 추적에 특화한 AI인 '툰레이더'를 자체 개발했고 유해 콘텐츠 스크리닝 기술인 '엑스파이더'(Xpider)도 개발·연구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AI를 활용해 독자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웹툰 작품을 추천하는 '헬릭스 푸시'를 7월 도입했다.
사람처럼 묻고 답하는 '생성형 AI'도 웹툰과 결합 중이다. 가령 챗봇 형태의 생성형 AI를 만들면 작가들이 캐릭터나 스토리 구상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네이버 콘퍼런스에서 "하나의 툴이 특정 작가의 이미지를 학습해 그 작가만 쓸 수 있도록 만들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날로 커지는 웹툰 시장… AI로 빅테크와 차별화
웹툰 회사들이 AI 접목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21년 37억 달러(약 4조6,900억 원)에서 2030년 561억 달러(약 71조8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인 애플과 아마존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웹툰 종주국'을 이끈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셈이다.
다만 웹툰처럼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데 대한 반감은 해소해야 할 과제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그린 만화가 이현세가 AI를 활용한 작품을 준비하는 등 웹툰 작가와 AI의 협업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일부 독자들은 "AI의 그림은 창작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 저작권 침해와 일자리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근 카카오도 고심 끝에 생성형AI를 활용해 만든 이모티콘을 당분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웹툰은 마니아층이 두터워 작가와 유대감이 끈끈한 장르"라며 "AI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진 이용자들의 우려가 적은 역할부터 주로 맡기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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