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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품은 정동길'… 주한영국대사관 '대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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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품은 정동길'… 주한영국대사관 '대문'도 열린다

입력
2023.09.12 00: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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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정동야행 행사서 대사관 개방

11일 오후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정동야행 사전 프레스투어'에서 영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11일 오후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정동야행 사전 프레스투어'에서 영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 기와지붕 아래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자 대사관 사무공간인 ‘애스턴 홀’ 앞에 우크라이나와 영국 국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취재진을 맞은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 모든 영국대사관에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내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992년 애스턴 홀 건립 당시 찰스 왕세자(현 국왕)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준공식에 참석했다”며 한국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크룩스 대사의 안내를 따라 가자, 도심 속 고층 빌딩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야외 정원과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과거 1890년대 대한제국 시절 건립돼 한국 서양식 근대 건축물의 출발점으로도 알려진 이 건물들은 대사관저와 직원들의 관사로 쓰이고 있다. 관저 앞 정원에 각종 소나무와 함께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방문 당시 심은 벚나무가 눈에 띄었다. 크룩스 대사는 “100년 넘게 같은 목적으로 쓰이는 영국대사관이 정동 한가운데 있는 게 자랑스럽다”며 “대한제국 시절 이곳을 꽤 비싼 가격에 매입했지만, 요즘 시세를 보면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농담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11일 오후 '정동야행 사전 프레스투어' 참가자들에게 영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11일 오후 '정동야행 사전 프레스투어' 참가자들에게 영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덕수궁 바로 옆에 위치한 영국대사관은 평소 잘 공개되지 않지만, 1년에 한 번 일반 시민들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정동야행’ 축제 때다. 정동야행은 2015년 서울 중구가 처음 시작한 축제로, 매년 시민과 관광객 등 20만여 명이 찾는 서울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19년까지 서울시에서 운영하다 올해는 5년 만에 중구가 다시 주최한다. 영국대사관 관람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잠시 중단됐다가 작년에 3년 만에 재개됐고, 올해도 계속된다. 서울 중구청은 내달 13, 14일 정동야행 축제 때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대사관 관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주한캐나다대사관도 개방 행사에 참여한다.

정동 일대에는 배재학당과 국립정동극장, 신아기념관, 옛 러시아공사관 등 한국 근대사를 아로새긴 역사문화시설이 50여 곳에 이른다. 이번 축제는 △야화(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공연) △야로(도보 해설투어) △야사(덕수궁 돌담길 체험프로그램) △야설(거리 공연) △야경(야간경관)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데, 33곳 역사문화시설들은 야간에도 개방한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11일 오후 '정동야행 사전 프레스투어' 참가자들에게 영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11일 오후 '정동야행 사전 프레스투어' 참가자들에게 영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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