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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베트남 관계 격상에 "중국 겨냥했다면 좌시 않을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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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베트남 관계 격상에 "중국 겨냥했다면 좌시 않을 것" 경고

입력
2023.09.11 17:00
수정
2023.09.11 18:27
0 0

중 외교부 "미·베트남 관계 격상, 제3자 겨냥 안돼"
관영 매체 "베트남 위한 행보 아니다... 미의 압박"
중, 아세안 국가들과의 군사훈련 공개로 미 견제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응우옌푸쫑(왼쪽)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서기장)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우의훈장을 수여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VNA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응우옌푸쫑(왼쪽)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서기장)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우의훈장을 수여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VNA 홈페이지 캡처

미국과 베트남이 양국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자, 중국이 "우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과 '공산당 대 공산당' 교류에 기반해 사회주의권 우방으로 지내 온 베트남이 미국 쪽으로 기울 가능성에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셈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미·베트남 간 외교 관계 격상에 대한 논평 요청에 "각국의 양자 관계 발전은 제3자를 겨냥해선 안 된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어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안정 추구와 협력 촉진에 대한 각국 입장을 존중하고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준수하며 패권과 냉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 격상이 중국 포위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돼선 안 된다는 뜻이다.

같은 날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을 위해 베트남을 간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베트남을 중국에 맞서기 위한 도구적 가치가 있는 국가로만 보고 있을 뿐, 미국과 서방 언론 누구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행이 베트남에 어떤 이득을 주는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 매체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 양쪽 중 어느 한 곳을 선택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은 베트남을 압박하고 회유하며 심지어 강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연임 성공' 시진핑, 베트남 가장 먼저 챙겼는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 뉴델리 방문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베트남 하노이를 국빈 방문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총비서(서기장)와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지난 10년간 유지된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중간 단계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과감하게 건너뛰고, 단숨에 두 단계를 높여 양국 관계 수준을 급상승시킨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베트남이 양대 강국인 중국, 미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건 이해할 만하다"라면서도 "(미·베트남 관계 격상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중국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베트남의 이번 결정을 애써 이해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정책에 실질적으로 동참하는 것까지 좌시하진 않겠다는 경고를 날린 셈이다.

비동맹 노선을 표방해 온 베트남은 50여 년 전 전쟁 상대였던 미국과는 거리를 둬 온 게 사실이다. 대신 '당 대 당' 교류를 토대로 한 중국과 상대적으로 더 가깝게 지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지난해 10월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먼저 만난 해외 지도자도 베트남의 쫑 서기장이었다. 가뜩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껄끄러운 중국으로선 미국·베트남의 외교 관계 격상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중국, 태국 등과 군사훈련..."미국은 평화 파괴자"

중국은 이런 위기감을 감안한 듯, 아세안 국가들과의 군사적 연대를 새삼 과시하고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이달 초 상륙함과 미사일 호위함, 보급함 등 중국군 동해함대 소속 군함들이 태국군과 합동 해군훈련을 실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싱가포르군과도 도심 대테러 작전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방군보는 "중국은 평화적 의도로 다른 나라와 군사 교류를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훈련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며 "중국은 평화를 만드는 나라이고, 미국은 평화를 파괴하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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