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코 골아서"… 같은 병실 환자 살해한 70대 참여재판서 징역 7년

배심원단 만장일치 유죄 평결

전주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끄럽게 코를 곤다는 이유로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인 환자를 살해한 70대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 이용희)는 배심원단의 양형 의견을 받아들여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20일 오후 9시50분쯤 전북 정읍시 한 병원 같은 병실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80대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가 옆 병상에서 시끄럽게 코를 곤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츠하이머, 섬망(뇌 기능장애 증후군) 등 증세로 해당 병원에서 수년간 입원 중이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인 없는 상태인 ‘심신상실’과 그런 능력이 미약했다는 ‘심신미약’을 동시에 주장했다. 하지만 배심원단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리고, 심신상실이 아닌 심신미약만 인정했다. 배심원단 7명 중 4명은 징역 7년, 2명은 징역 5년, 1명은 징역 8년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언동과 관련자들 진술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건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치매와 피해망상으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 벌금형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배심원단의 양형 의견을 존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