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회의 인태조정관… ‘아시아 차르’ 별명
오바마 시절 ‘아시아 회귀’ 설계자… 동맹 중시
미국 국무부 부장관으로 대(對)중국 강경파인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웬디 셔먼 전 부장관이 올 7월 퇴임하면서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부 2인자 자리는 공석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아직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린 상황은 아니다. 애초 존 파이너 국가안보부보좌관이 먼저 물망에 올랐지만 그를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현재 부장관 대행인 빅토리아 뉼런드 정무 차관도 여전히 후보 중 하나다. 캠벨 조정관이 최종 발탁되면 그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 온 뉼런드 차관이 사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악시오스 관측인데, 뉼런드 장관이 떠날 경우 국무부 상위 4개 직책에 여성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정부 고위직 성비 균형을 강조해 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고민거리일 수 있다. 부장관으로 지명되더라도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신설된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북한 등 한반도 문제도 관할 범위에 들어간다. ‘아시아 차르(황제라는 뜻의 러시아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권한이 큰 자리다.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NSC에 참석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처음이다.
캠벨 조정관은 가급적 많은 동맹·우방과 결속해 중국을 포위해야 한다고 믿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구상을 실현할 핵심 인물로 꼽혀 왔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를 지내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맡아 ‘피벗 투 아시아’(아시아 회귀) 정책 설계를 주도한 그는 전략 컨설팅 그룹인 아시아 그룹을 창시해 이끌기도 했다.
한미 관계 정통… 핵협의그룹 미 대표
동맹 중시 인사인 만큼 한미 관계에도 정통하다는 평이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과 지난달 한미일 정상 간 캠프 데이비드 회의 등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월 서울에서 처음 진행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당시에는 미 대표를 맡았다.
악시오스는 “캠벨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 집권기 2년 반 동안 한층 더 강경한 대중 접근을 주장한 인물”이라며 “그가 실제 국무부 부장관으로 기용된다면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동시에 무역이나 기초과학 등 일부 분야에서는 협력을 지속하는 복잡한 관계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캠벨 조정관의 태도는 신중해졌다. 6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접근 방식을 “중국과 경쟁 관계이기는 하지만 갈등, 대결, 신냉전을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요약했다. 부상하는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중국을 규정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수출 통제에 나서는 등 견제를 강화하면서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정부 고위직들을 잇달아 보내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심산이 반영된 언급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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