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신군부 비판했다가 불법 구금
자녀들, 정신적 고통에 국가배상 청구
전태일(1948~1970) 열사의 어머니인 고(故) 이소선(1929~2011) 여사의 유족들이 이 여사의 불법 구금 탓에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병훈 판사는 전태일 열사 어머니이자 노동운동가인 이 여사의 자녀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 1심에서 "국가는 세 자녀에게 각 56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여사는 큰아들인 전태일 열사가 1970년 11월 근로기준법 준수를 호소하며 분신한 사건을 계기로 남은 평생 동안 노동운동 현장을 지켰다. 그는 1980년 5월 4일 고려대에서 열린 시국성토대회에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증언했고, 닷새 뒤 신군부의 쿠데타 음모를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 당시 신군부는 이 여사를 계엄포고령 위반 죄목으로 수감했고, 그해 12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형 집행이 면제돼 이 여사는 구금 63일 만에 석방됐다.
검찰은 이 여사 작고 10년 뒤인 2021년 4월 이 여사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같은 해 12월 이 여사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남은 세 자녀들은 올해 1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들은 "국가의 위법한 직무집행 행위로 어머니와 자녀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유족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다"며 "국가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이 여사와 그 자녀들이 정신적 고통을 당했을 것은 명백하고,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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