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이, 넷플릭스 '마스크걸' 인터뷰
"회사 없이 홀로 본 오디션, 결과 듣고 감동"
나나와의 호흡 비결은 '애틋함'
배우 한재이가 지난 2012년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데뷔한 후 11년 만에 새로운 기점을 맞이했다. 회사 없이 홀로 넷플릭스 '마스크걸' 오디션에 뛰어들었고 기회를 잡았다. 높은 싱크로율과 호연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한재이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초심을 상기시키는 중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앤드마크 사옥에서 한재이는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재이가 출연한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고현정·나나·이한별)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극 중 한재이는 인간미와 의리 넘치는 김춘애 역을 맡아 김모미와 진한 우애를 선보였다.
이날 한재이는 데뷔 후 첫 인터뷰에 떨리는 소감을 내비쳤다. SNS 팔로워가 무려 10배나 늘었다고 밝힌 한재이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과몰입해서 보셨던 분들의 반응이 재밌더라"고 공개 직후 쏟아진 호평에 대해 느낀 바를 짚었다.
길지 않은 분량에도 한재이는 자신의 역량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는 긴 시간 색채 다른 작품들로 쌓은 실력이자 내공이다. 한재이에게 '마스크걸' 오디션 합격은 유독 뭉클했던 순간이란다. 당시 회사 없이 홀로 연기 활동을 진행했던 한재이는 '마스크걸' 오디션 이후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단다. 행여나 불합격 통보로 당시 임하고 있던 작품에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잠시 제작진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유쾌한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너무 떨렸다. 제겐 오디션 기회가 있는 것도 귀했다"면서 "같이 하자고 말씀을 듣고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다. 운전하는데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고 회상했다.
특히 김춘애는 원작과 가장 다르게 각색된 인물이다. 극중 김춘애는 김모미의 유일한 편이자 친구, 또 든든한 지원군이 됐고 끝내 김모미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린다. "원작을 보신 분들이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원작에서 모미와 춘애의 결말이 정말 너무 안타까웠는데 그 부분을 해소한 기분이었죠. 사랑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저는 진정한 우정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친구를 지켜내는 것도 사랑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많은 분들이 사랑이라고 느끼셨다고 해서 뿌듯했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 한재이는 자의적으로 체중을 감량했다. 나나와 쌍둥이처럼 보여야 하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감독의 지시 없이도 약 5kg 감량을 했고 꾸준히 회자되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나나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한재이는 "춤 연습할 때 처음 나나를 만났는데 모미와 춘애의 만남처럼 단기간 친해졌다. 나나는 사람이 너무 따뜻하다. 제가 춤 실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도 잘 춘다고, 잘하고 있다고 위로를 많이 해줬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나나와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 좋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재이는 김춘애를 '마스크걸'에서 가장 인간적인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모두가 김모미를 비판하고 질타할 때 김춘애는 유일하게 김모미의 편이 되기 때문이다. 인물의 양면성이 부각되는 전개 속에서 김춘애는 가장 따스하고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한 캐릭터다. 에피소드 중 부용을 맡은 이준영과의 몸싸움 신도 큰 화제를 모았다. "준영 씨는 부용 그 자체였어요. 너무 무서워서 자연스럽게 겁을 먹었죠. 의도적으로 감정을 만들어내지 않을 정도였어요. 때리는 기술이 정말 좋으신지 염혜란 선배님도 부용이가 진짜 아프게 때린 줄 알았더라고요.(웃음)"
그렇다면 배우와 캐릭터 간의 싱크로율은 어떠냐는 질문에 "춘애가 공감 능력이 높다. 저도 공감을 잘 해주는 편이기에 그런 면이 비슷하다. 다만 저라면 춘애처럼 대범하고 또 멋있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모 지상주의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이야기의 소재는 배우인 한재이에게도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외적으로 평가를 받는 일이 많기 때문에 한재이 역시 그런 지점에서 김춘애와 김모미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염혜란 고현정 안재홍 등 선배 연기자들의 호연도 한재이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한재이는 "모든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다. 극중 김춘애는 김경자(염혜란)와 계속 마주쳤는데 그때마다 너무 좋았다. 염혜란 선배님은 정말 한계가 없는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하며 존경심을 내비쳤다.
올해로 데뷔 11년을 맞이한 한재이는 여전히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중이다. 한재이는 "데뷔 시절과 지금의 신념은 똑같다. 계속 해왔던 것처럼 우직하게 해 나가자. 다양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제 목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도전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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