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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환자, 혈관 재개통 후 140 이하로 혈압 조절하면 예후 나빠질 위험 1.8배 증가

입력
2023.09.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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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은 편마비나 언어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따라서 뇌 신경이 죽기 전 약물이나 시술로 막힌 혈관을 되도록 빨리 뚫어야 한다. 그러나 치료 후 뇌혈관을 통과하는 혈액량과 속도가 늘면 자칫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cerebral hemorrhage)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진료 지침에서는 치료 후 수축기(최고) 혈압을 180㎜Hg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하지만, 최근 후향적 연구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 혈압이 180㎜Hg보다 더 낮게 조절하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더 좋다는 보고들이 나와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급성 뇌경색으로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 후 혈압을 무리하게 떨어뜨리면 예후(치료 경과)가 오히려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효석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급성 뇌경색 환자의 혈압을 현행 가이드라인(180㎜Hg 미만)보다 훨씬 낮게 조절하면(140㎜Hg 미만) 예후가 나빠질 위험이 1.84배 올라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2년 6개월간 전국 19개 병원에서 급성 뇌경색으로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 기준보다 혈압을 낮춘 군(목표 수축기 혈압 140㎜Hg 미만, 155명)과 가이드라인을 따른 군(목표 수축기 혈압 140~180㎜Hg, 147명)으로 나눠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을 180㎜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서 경과가 좋은 경우는 54.4%로 절반을 넘겼지만 140㎜Hg 미만으로 조절한 군에서는 39.4%에 그쳤고, 예후가 나쁜 경우는 1.84배 높았다.

남효석 교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를 시행한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 뇌출혈을 막기 위해 혈압을 무리하게 낮추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런 적극적인 치료가 환자 예후에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남 교수는 “동맥 내 혈관 재개통 치료 후에는 가이드라인 권고대로 혈압을 180㎜Hg 미만으로 유지하며 시술 후 인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회지(JAMA)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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