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검장·검사장급 인사]
대검 차장에 심우정·수원지검장은 신봉수
송경호 중앙지검장·신자용 검찰국장 유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4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외견상 '윤석열 사단'이 약진한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된 인사들이 한직으로 물러났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실력 위주'의 인사가 재가동되고 있다는 평도 만만치 않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4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7일 자로 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간 공석이던 대검 차장검사를 보임하는 등 조직의 안정과 쇄신을 통해 국민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법질서를 확립하는 검찰 본연의 일을 제대로 할 체제를 갖추고자 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부임 뒤로 1년째 공석이던 대검 차장에는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인천지검장이 임명됐다. 검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히는 심 신임 차장검사는 27기인 이 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차장에 선배 기수가 발탁된 건 이례적이다.
역시 공석이던 서울고검장으로는 이주형(25기) 수원고검장이 자리를 옮겼다. 대전고검장은 '특별수사통'으로 꼽히는 임관혁(26기) 서울동부지검장이, 법무연수원장에는 김석우(27기) 법무부 법무실장이 각각 승진 발령됐다. 노정연(25기) 부산고검장과 최경규(25기) 대구고검장은 자리를 맞바꿨다. 광주고검장에는 홍승욱 수원지검장이 승진해 28기 첫 고검장이 됐다.
검찰 내 '빅2'로 꼽히는 송경호(29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신자용(28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유임됐다. 송 지검장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 굵직한 수사를 이어가고 공소 유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남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 국장과 권순정(29기)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자리를 지키게 된 것도 업무 연속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검사장급 주요 직위에도 '윤석열 사단'이 고루 배치됐다. 전국 검찰청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양석조(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국 검찰청의 선거 사건을 지휘할 대검 공공수사부장에는 박기동(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승진 기용됐다.
윤 대통령과의 근무 인연이 깊은 인물들도 대거 중용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장에는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특수1부장을 맡았던 신봉수(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이 자리를 잡았다. 대형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해 중요도가 올라간 서울남부지검장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총장 시절 윤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유철(29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맡는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29기) 서울고검 송무부장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내정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비해 지난 정부에서 승진하거나 요직을 맡았던 검사장들은 비수사부서나 한직으로 가게 됐다. 지난 정부 마지막 검찰국장이던 구자현(29기) 대전고검 차장검사는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이철희(27기)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문성인(29기) 수원고검 차장검사, 홍종희(29기) 대구고검 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전보됐다. 심우정 신임 대검 차장의 휘문고 선배인 주영환(27기) 대구지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이동하며 운명이 엇갈렸다.
검찰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난 정부에서 변경됐던 인사 평가기준이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실력 위주의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가 발표되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은 문성인 검사장은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리고 검찰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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