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중 동행한 제자 객실 들어가
해외 출장 도중에 대학원생 제자의 호텔 방에 무단으로 들어간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립대 교수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이화송 판사는 4일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전직 서울대 음대 교수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수와 제자라는 관계, 침입 시간 등을 고려하면 비난의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상당한 충격을 호소했고 이후 조교직도 그만뒀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19년 7월 교수 재직 중 해외 출장에 동행한 대학원생 제자 B씨의 객실에 갑자기 찾아 들어간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심야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 B씨에게 수차례 전화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자 직접 호텔 방으로 찾아갔고, B씨의 거부 의사에도 방문을 밀치고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이 알려지자 2020년 3월 서울대 인권센터는 정직 12개월 이상의 중징계를 학교 본부에 요청했다. 서울대는 같은 해 4월 A씨를 직위해제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했다. B씨가 감금, 폭행, 성추행 등 혐의로도 A씨를 고소했으나 이 의혹에 대해선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6월 최후진술에서 A씨는 "야심한 시각에 여학생이 혼자 있는 방에 찾아간 것 자체가 부적절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술에 취해 방문을 밀치고 들어가 넘어뜨렸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실제 있던 일과 너무 다르다"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다른 혐의들에서 불기소됐다고 해서 이 사건의 객실 침입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을 살펴 보면 침입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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