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대구 출마 검토 시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약 대구에서 정정당당히 겨뤄보자고 한다면 가장 나쁜 분을 골라서 붙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 아니라 대구 지역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2일 '2023 대구 치맥 페스티벌'이 열린 대구 두류공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핵관이 하는 꼴을 보고 열받아서 확장보다 보수부터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무소속으로 대구 동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대구 동을은 유승민 전 의원이 4선을 했던 곳으로, 현재는 강대식 의원의 지역구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나와 강 의원을 두고 이간질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서울 노원병에 안 나간다는 얘기가 아니다"며 여러 선택지를 남겨두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출마 검토를 시사한 이 전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힘 주류 세력인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정치를 하면서 항상 최우선 목표로 했던 것이 보수정당이 다시는 선거에 지지 않기 위해 확장을 해나가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그 모드로 정치했더니 돌아오는 게 오히려 윤핵관이 득세하는 세상이라면, 반란군부터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보수 텃밭' 공천을 의식하고 있는 TK 의원들을 저격하기도 했다. 3일 폐막한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 중진 의원들 참석만 눈에 띄었을 뿐, 다른 TK 의원들의 상당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여권을 향해 쓴소리를 해온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 전 대표 등과 거리를 두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TK처럼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에서 미운털이 박힌 인사들과 가까운 모습을 보일수록 공천받는 과정에서 위험 부담을 키울 뿐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대구에서 요즘 정치하는 분들 참 말들이 없다. 공천받겠다고 맹종 모드로 가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며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은 그런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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