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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고교생들이 띄운 헬륨 풍선, 성층권까지 올라가 지구 찍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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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고교생들이 띄운 헬륨 풍선, 성층권까지 올라가 지구 찍고 왔다

입력
2023.09.01 16:00
수정
2023.09.0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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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성고 과학동아리, 카메라 단 풍선 띄워
고도 33㎞ 도달… 거제·대마도 모습 담아
잔해물, 의령군에 떨어져… 회수까지 성공

김해 분성고 항공우주공학 동아리 '에어 크래프트' 소속 학생들이 띄운 풍선이 촬영한 영상. 김해분성고등학교 사이버 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김해 분성고 항공우주공학 동아리 '에어 크래프트' 소속 학생들이 띄운 풍선이 촬영한 영상. 김해분성고등학교 사이버 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경남 지역의 한 고등학교 과학 동아리 학생들이 카메라를 단 풍선을 우주로 날려 지구를 촬영하고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1일 김해 분성고에 따르면, 항공우주공학 동아리 '에어 크래프트' 학생 11명은 지난달 5일 오전 11시쯤 경남 양산시 상북면 공터에서 헬륨가스로 채워진 1,200g 크기의 대형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풍선에 매단 스티로폼 박스에는 '액션캠'(액션 카메라)과 대기압·오존·자외선을 확인하는 각종 센서, GPS(위치 확인 시스템), 낙하산 등을 부착했다.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한병현 교사의 지도 하에 약 한달 동안 준비한 뒤 실험을 시작했다.

풍선은 바람을 타고 약 1시간 40분을 비행하다가 압력에 의해 터져 떨어졌다. 유튜브 채널 '김해 분성고등학교 사이버 과학관'에 올라온 영상에는 풍선이 비행하고 떨어지는 전체 과정이 2시간 30분 분량으로 담겼다. 영상을 보면 풍선에 달린 카메라가 거제시와 남해군,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쓰시마 섬)까지 선명하게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5일 분성고 학생들이 풍선을 띄우기 전 최종점검하고 있다. 김해 분성고 제공

지난달 5일 분성고 학생들이 풍선을 띄우기 전 최종점검하고 있다. 김해 분성고 제공

분성고는 영상을 통해 "경남 최초이자 하나의 도 내에서 날리고 줍는 걸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비행 당시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풍선이 특이한 경로로 날아갔으며 스티로폼 박스에 손상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한 교사는 "가스 압력과 풍선 상승 속도를 고려하면 성층권인 고도 33㎞까지 풍선이 도달한 것 같다"면서 "태풍이 한반도 서쪽 아래에서 공기를 빨아들였고 평소와 달리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어 실험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해 분성고 항공우주공학 동아리 '에어 크래프트' 소속 학생들이 띄운 풍선이 촬영한 영상. 김해분성고등학교 사이버 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김해 분성고 항공우주공학 동아리 '에어 크래프트' 소속 학생들이 띄운 풍선이 촬영한 영상. 김해분성고등학교 사이버 과학관 유튜브 채널 캡처

터진 풍선과 스티로폼 박스 등 잔해물은 출발지에서 약 100㎞ 떨어진 의령군 의령읍 무전리에서 발견됐다. 한 교사는 "헬륨가스 양과 대기와의 관계, 상승·하강 속도 등 계산과 GPS 덕분에 착륙 위치도 예측할 수 있었다"면서 "낙하 지점도 안전성을 고려해 도심이나 큰길이 아닌 공터에 떨어지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꼼꼼히 계산한 결과, 풍선은 낙하산에 매달려 무사히 예상 지점 인근에 착륙했다. 강경수 분성고 교장은 "학생들의 열정과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의미 있는 다양한 체험을 적극 지원해 멋진 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분성고 학생들은 올해 또 다른 실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한 교사는 "코딩으로 무인 항공기가 혼자 이·착륙하고 입력한 경로대로 자동 비행하도록 만드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기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의 모양을 본 따 만들 예정이다. 또한 고체 연료로켓을 수직으로 날아가도록 프로그래밍해 실제 실험까지 이어가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학생들의 실험 정신과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한 누리꾼은 유튜브 영상 댓글에 "자연의 도움이 컸다고 하더라도 이런 놀라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공시킨 선생님의 지도력과 아이들의 역량에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했다. 이 밖에도 "성층권에서 바라본 한반도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나중에 아이에게 보여주며 꿈을 심어주고 싶은 영상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기대된다"는 등 반응이 쏟아졌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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