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자회사와 자기 개인 회사간 계약 설정
31억 원대 수수료 지급... '부당한 이익제공'
이해욱 DL 회장이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지원' 관련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계열사를 동원해 자기 개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이해욱(55) DL(옛 대림)그룹 회장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1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벌금 2억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DL 법인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법인에도 원심과 각각 벌금 5,000만 원과 3,000만 원이 확정됐다.
과거 대림산업은 2013년 호텔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체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를 개발했다. 이후 글래드의 상표권을 APD라는 회사에 넘겨주고, 대림 계열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APD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도록 했다. 이 결과 오라관광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 APD에 수수료로 31억 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이 계약으로 수혜를 입은 APD는 이 회장 자신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였다. 결국 대림그룹의 돈이 이 회장 개인 회사로 고스란히 흘러가는 구조였던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오라관광의 과도한 수수료 지급이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라고 보고 13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동시에 이 회장과 관련 회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장 측은 오라관광의 수수료 지급은 정당한 거래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법원 모두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대림산업은 APD에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오라관광은 APD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했다"며 "이 결과 APD 특수관계인인 이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총수 일가 사익을 위해 계열회사를 이용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대법원도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 회장 측 상고를 기각해, 판결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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