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9월 1일 대구 엑스코서 열려
전기차 화재 진압 관련 장비 집중 소개
튀르키예 구조활동 '토백이' '해태' 관심
지난달 30일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3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전기차에 불이 나자 특수 장비를 장착한 ‘무인파괴방수차’가 차량 지붕과 하단부 배터리 셀까지 뚫고 들어가며 진압을 시작했다. 분무 형태로 물이 흩뿌려지며 순식간에 불이 꺼지자 지켜보던 참가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나왔다. 이 차량을 개발한 ‘진우에스엠씨’ 이신호 부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12분 이내 대응이 가능하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공장 화재 등에 외벽을 뚫고 물을 뿌릴 수 있어 소방 대원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소방 기술의 발전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제소방안전박람회가 지난달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됐다. 전 세계 30개국 378개 기업 등 소방 관계자 6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박람회는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을 입은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재발 방지와 소방산업 육성 등을 위해 이듬해인 2004년부터 시작됐다. 2015년 국제전시협회(UFI) 인증을 획득하며 세계 5대 소방안전박람회로 위상이 높아졌다.
대구지하철 참사 20주년인 올해는 전기차 화재 진화 기술이 단연 주목받았다. 전기차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 때문에 불이 나면 진압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려 피해가 치명적이다. 특히 지하 주차장 화재의 경우 소방차 등 구조 장비 진입이 힘들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화재는 총 43건, 올해는 49건(7월 말 기준)인데 주차장 화재가 각각 14건, 21건으로 30~40%가량 차지한다. 이런 흐름을 반영한 듯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를 선보인 기업이 많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유일한 대안은 주차라인에 수조를 형성해 하단부 배터리를 물에 잠기게 하는 것”이라며 “초기 설치 비용이 적지 않은 만큼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주인공들도 있었다. 올해 2월 튀르키예 대형 지진 발생 당시 실종자와 시신을 찾아내는 활약을 펼친 구조견 ‘토백이’와 ‘해태’다. 한 대학생 참가자는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람회 마지막 날인 1일에는 장비의 실제 사용자인 소방공무원 1,500여 명이 평가단으로 참여해 제조사별 장비를 직접 체험해 보는 ‘중앙소방장비품평회’도 열린다. 소방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프로그램이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소방 기술력 강화를 통해 국민과 현장 대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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