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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은 당대 문화 그대로 보여주는 고조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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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디미방은 당대 문화 그대로 보여주는 고조리서"

입력
2023.08.3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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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학 한국음식디미방문화원 대표
조리법 등 정리, '음식디미방 총람' 출판
"음식디미방은 당대 음식문화 담은 책"

이진학 한국음식디미방문화원 대표가 31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사무실에서 '음식디미방 총람' 발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류수현 기자

이진학 한국음식디미방문화원 대표가 31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사무실에서 '음식디미방 총람' 발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류수현 기자

"음식디미방은 가장 한국적인 맛과 멋, 건강과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고조리서입니다."

현존 최고(最古) 한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의 조리법과 저자인 정부인 장계향(1598-1680)의 연보, 사상 등을 한 데 묶은 '음식디미방 총람'을 선보인 이진학(56) 한국음식디미방문화원 대표는 31일 "음식디미방은 음식의 목적과 용도를 비롯해 보관법, 조리법과 플레이팅 등 당대 음식문화 전반을 담고 있다"며 "'별미니라', '술 안주 쓰거라' 등이 그렇고 분류체계와 나열순서, 중복표현까지 체계가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부터 소비하는 사람까지 두루 고려한 흔적에서 시대상도 파악할 수 있다"며 "한글로 쓰여 있어 의미가 더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어육류 74종과 술 51종 등 총음식 146종의 조리법을 담은 음식디미방은 지난 1670년 쯤 쓰여졌다.

이 대표가 총람을 쓰기로 한 것은 올해 초,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하루 16시간에 이르는 자료분류와 조사, 지금까지 촬영한 사진을 정리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끝에 지난달 27일 마침내 원고가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산가요록'과 '수운잡방', '온주법' 등 45종에 이르는 고문서에서 음식 조리법을 찾아내 음식디미방의 내용과 비교분석했고 동의보감에서는 술을 만드는 방법을 참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첫 단계로 조리법이 있는 고서를 취합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며 "농사법 등 내용을 담고 있는 고서적에서도 조리법을 찾아내야 했다"고 말했다.

음식디미방에는 '쥭대남그로'(대나무로) 등 17세기 한글 표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동안 해석본이 나오기도 했으나 여전히 번역이 완전하지 않은 표현이 여러 사람의 발목을 잡았다. 이 대표는 "'잔창'(술상)이나 '죵현하여'(짐작하여) 등 표현은 학자들도 명쾌하게 해석하지 못했다"며 "앞뒤 문맥을 보고 의미를 추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즐분즐분'(질퍽질퍽) 등 당시 경북 북부지역 사투리도 있으나 안동 출신이라 어렵지 않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 대표와 음식디미방의 인연은 지난 2011년 3월 경북 영양군의 음식디미방 복원화사업이 시초다. 당시 이 대표는 음식디미방의 스토리텔링을 연구했고 음식디미방 복원부터 대중화와 전문화 등도 구상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음식디미방의 내용을 숙지하고 조리법을 공정별로 정리해 표준화 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6월 홈플러스 구미점과 성서점에서 취미교양 수업으로 음식디미방 푸드스쿨을 열어 총원 53명으로 교육을 시작했고 같은 달 전문강사 양성에도 착수해 지난 2월까지 8년간 푸드스쿨 교육생 2,800여 명, 전문강사 373명을 양성했다.

10년 가까이 음식디미방과 일상을 함께 한 이 대표는 음식디미방의 세계화를 그리고 있다. 이 대표는 "외국에 소개되는 한식 중에서도 다국적인 음식이 등장하는 등 이제는 우리 음식을 제대로 알고 보급할 때가 됐다"며 "음식디미방 전체 음식을 현대적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실습서를 발간하고 외국어로 음식디미방 영상콘텐츠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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