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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익성 미국 절반에 불과... 비이자이익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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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익성 미국 절반에 불과... 비이자이익 늘려야"

입력
2023.08.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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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 44% 늘었지만
자기자본 대비 이익 크게 낮아
비금융업 진출 규제 완화 기대"

서울 중구 명동의 은행회관 전경. 은행연합회 제공

서울 중구 명동의 은행회관 전경. 은행연합회 제공

상반기 14조 원의 순이익을 거둔 은행권이 "국내 은행 수익성은 주요국 및 타 산업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과도한 수익 추구는 오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29일 전국은행연합회는 '은행산업의 역할과 수익성'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해 "은행 수익성은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사업 밑천인 자기자본이 2007~2022년 97조 원에서 257조 원으로 2.6배 증가한 데 비해, 당기순이익은 15조 원에서 19조 원으로 1.3배 늘어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는 이날 금융감독원 발표에 대한 해명이다.

특히 은행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요국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2013~2022년 우리나라 은행의 평균 ROE는 5%로, 미국(10%), 캐나다(17%), 싱가포르(11%)의 절반 또는 그보다 낮다. 연합회는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을 웃돌았으나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 추월당했다"고 부연했다. "비금융업(6.2%)은 물론, 증권(6.7%), 보험업(6.8%)보다 ROE가 낮다"며 타 업종과 비교도 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물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때 보았듯 외부의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비하려면 건실한 수익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연합회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10년 평균 ROE를 현재 2배인 10%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연합회는 대안으로 비이자이익 확충을 언급했다. 박창옥 상무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고, 올해 금융당국이 해외 진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관련 수익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금융 진출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당국에서도 같은 의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도 규제 완화 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전례에 비춰보면 비이자이익 증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위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12%보다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는 오래전 형성됐으나 실질적인 개선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엔 금융위원회가 '금융과 산업자본 분리(금산분리) 완화'로 비이자이익 창출의 물꼬를 트려고 했다가, 중소기업·소상공인 의견 수렴을 위해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상생금융 일환으로 각종 수수료를 없애는 추세라 수수료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래저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는 결국 개별 은행의 전략에 달린 문제"라고 봤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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