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후에도 독고탁 캐릭터 계속 사용
법원 "저작재산권 침해 대가 지급해야"
독고탁 전시회 포스터. 한국만화박물관
고 이상무(본명 박노철) 화백의 인기 만화캐릭터 '독고탁'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한 회사가 유족에게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3부(부장 박찬석)는 이 화백의 유족이 과자 생산·판매업체 A사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침해금지 소송에서 지난달 6일 원고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사가 과자 포장지에 독고탁 캐릭터를 무단 사용한 대가로 유족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고, 앞으로 독고탁 캐릭터가 그려진 제품을 생산·수출·전시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이 화백은 2005년 9월 A사와 계약을 맺고 2009년까지 독고탁 캐릭터가 들어간 그림 16개를 그려줬고, A사는 해당 캐릭터를 제품에 활용했다. 2016년 이 화백 사망 후 독고탁의 저작재산권은 딸인 박슬기 독고탁컴퍼니 대표에게 상속됐다. 저작재산권은 원칙적으로 저작자 사망 후에도 70년간 존속된다.
A사가 그러나 계약 종료 후에도 독고탁 캐릭터를 일부 변경해 활용하자 박 대표는 복제권과 공중송신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사 측은 회사가 포장지 그림 아이디어를 제공했기 때문에 공동저작권이 있고, 활용한 그림마다 100만~200만 원씩을 지급했다고 맞섰다.
법원은 "A사가 원고의 그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유족 손을 들어줬다. 이어 "A사가 일부 아이디어의 제공과 기획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없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A사를 공동저작권자로 볼 수 없다"며 "A사는 캐릭터 사용의 대가로 출고가의 2.5%를 지급해야 했지만 2005~2017년 설과 추석에 100만 원을 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고 이상무 화백.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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