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 40대 남성, 경찰 호송차에서 독극물 마시고 숨져

경북→전남 호송 중 음독, 병원 이송 6일 만에 사망

전남경찰청 전경. 전남경찰청 제공

성범죄와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이 호송 과정에서 독극물을 마셨다가 6일 만에 숨졌다.

28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호송차 안에서 제초제를 마신 후 치료를 받던 A(48)씨가 전날 오후 9시쯤 사망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오후 4시쯤 경북에서 A씨를 검거해 전남 무안에 있는 전남경찰청으로 호송했다. A씨는 전남경찰청에 거의 도착할 즈음인 오후 9시쯤 제초제가 섞인 물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당시 A씨는 옷가지와 약 등 소지품이 담긴 가방에 독극물이 담긴 물병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체포 직후 그의 신체를 수색해 라이터 등 소지품 일부를 회수했고, 유치 기간 필요한 물품을 주거지에서 챙기도록 배려했는데 이때 독극물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호송 과정에서 A씨가 땀을 흘리며 더위를 호소해 음료수를 사줬을 때 가방에 숨겨둔 독극물 물병과 음료수를 바꿔치기한 것이다. 경찰은 피의자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는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장애인 여성 2명에게 접근해 성추행하고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 촬영한 혐의다. 피해자들에게 8,000여만 원을 갈취했단 의혹도 받고 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