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52.6%... 여당, 43년 이상 집권 유지해
야당 "인정 못해" 반발... 정국 혼란 이어질 듯
아프리카 짐바브웨 대선에서 에머슨 음난가그와(80)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선거위원회는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지난 23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득표율 52.6%로 당선됐다고 이날 밝혔다. 2파전으로 맞붙었던 야권 맞수 넬슨 차미사(45) '변화를위한시민연합당(CCC)' 대표는 44%를 차지하는 데 그쳐 정권 교체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은 43년 넘게 집권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대선은 37년간 장기집권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017년 군부 쿠데타로 퇴진한 이후, 두 번째 선거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1960, 1970년대 백인 정권에 맞서 무가베와 함께 독립 투쟁을 했던 짐바브웨 독립영웅 중 한 명이다. 1980년 독립 이후 장관, 부통령을 지낸 그는 2000년대부터 차기 권력자로 거론됐지만, 권력 투쟁에 휘말리지 않고 수면 아래에서 자신의 지위를 지켜 왔기 때문에 '악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과거 '무가베의 오른팔'로 통했던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2017년 11월 무가베가 37년 통치 끝에 군부 쿠데타로 물러난 뒤, 임시 대통령에 올라 짐바브웨를 이끌기 시작했다. 이듬해 8월 부정선거 논란과 유혈 사태에 휩싸였던 대선에서 승리하며 공식적으로 권좌에 올랐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친중국 인사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1960년대 이집트와 중국에서 군사 훈련을 받았고, 특히 중국에서는 공산당이 운영하는 기관에서 이념 교육을 받았다.
다만 짐바브웨 정국 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발표에 CCC 측은 즉각 "적합한 검증 없이 취합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앞서 서방과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등은 짐바브웨 대선이 민주적 절차 없이 치러진다면서 우려를 제기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인 짐바브웨는 고질병인 경제난으로 극심한 실업률과 살인적 물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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