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이섬 당국, 손해배상 소 제기
“허리케인에도 전기 차단 안 해”
지난 17일 미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의 산불 여파로 가옥들이 재로 남아 있다. 라하이나=AP 뉴시스
최악의 산불 참사를 겪은 미국 하와이주(州) 마우이섬 당국이 화재의 책임을 ‘전기회사’에 돌리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 회사가 허리케인 경보에도 전기 장비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탓에 강풍에 끊긴 전선이 산불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와이주 마우이카운티는 “최근 마우이 화재로 인한 카운티의 공공 재산과 자원의 민사적 손해에 대해 하와이안 일렉트릭 등 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카운티 당국은 지난 7일 미국 기상청(NWS)의 허리케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으나,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전기 장비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해 강풍에 끊긴 전선이 마른 풀과 덤불에 닿아 산불을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지난 8일 마우이섬 내 라하이나와 쿨라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총 3,000에이커(12.1㎢)가 넘는 면적이 불타고 2,200여 채의 건물이 파괴되는 등 약 55억 달러(약 7조3,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5명이며, 실종자는 최소 850명이다.
지난 8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교회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라하이나=AP 연합뉴스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하와이 지역의 95%에 전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산불 이후 하와이안 일렉트릭을 상대로 비슷한 내용의 주민 소송이 이미 여러 건 제기됐다. 기업의 주가는 이달 들어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3곳의 신용평가 기관이 이 회사의 신용 등급을 정크(투기 등급) 수준으로 강등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 리서치 회사 캡스턴을 인용해 “하와이안 일렉트릭의 과실이 인정된다면 기업의 잠재적 부채는 거의 40억 달러(약 5조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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