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세 딸 성추행·성폭행 혐의 9년 복역
1억5,000만 원 배상 판결에 불복, 항소
"복역했는데, 배상은 이중처벌" 주장
피해자 "아버지 출소 후 보복 두려워"
어린 딸을 8년간 성폭행해 수감 중인 남성이 딸에게 1억5,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에 불복, 항소해 공분을 사고 있다. 피해자인 딸은 다음 달 아버지 출소를 앞두고 "왜 법은 가해자가 반성문을 제출하면 감경해주는지 모르겠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자신을 친족 아동성범죄 피해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법원 판결문과 함께 '아빠랑 소송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판결문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 B씨는 A씨가 7세 때부터 강제 추행을 했다. B씨는 "같이 목욕하자"며 화장실에서 어린 딸을 성추행했다. B씨는 A씨에게 "성관계 안 해주면 야한 동영상 봤다고 할머니나 고모한테 말하겠다", "성관계 해주면 아빠가 기운 내서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고 협박하고 회유했다. A씨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A씨와 A씨의 오빠를 폭행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끊겠다며 협박했다. B씨는 A씨가 14세가 될 때까지 수차례 성추행과 성폭행을 했다.
대구지법은 2014년 B씨에 대해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성폭력특별법),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성폭력특례법), 위계 등 간음(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의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B씨는 다음 달 5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B씨의 출소가 두려운 A씨는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에게 1억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돈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제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었다"고 소송을 건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성범죄로)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화장애 등을 앓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판정을 받고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다"라고 했다.
하지만 B씨는 항소했다. B씨는 항소이유서에서 "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는데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은 이중처벌하는 것"이라며 "수감된 상태에서 유리한 증거 자료를 제출하기 어렵다"고 판결에 불복했다.
A씨는 B씨의 출소와 항소에 불안해하고 있다. A씨는 "판결문에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감형된 것 같던데 진짜 마음이 복잡하다"며 "증거원칙주의인데 가해자가 반성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알까요"라고 했다. 이어 "왜 피해자가 가해자가 출소하면 보복하러 올까 봐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가해자의 인권이 피해자보다 우선시된다는 주장도 했다. A씨는 "아동성범죄자도 감옥에서 자격증 따고 버섯조경을 배우면서 나보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다"며 "우리나라는 범죄자도 인권이 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올린 글에 누리꾼들은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친부가 징역도 가고 피해 보상도 하는 게 맞다", "손해배상금 꼭 받게 해주고, 친부는 접근 금지해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아동성범죄자의 형량이 낮고, 반성문이 감형 사유가 되는 데 대해서도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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