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업체 협박해 '단체협약비' 가로챈 건설노조 간부, 유죄

법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광주지법 순천지원 전경. 광주지법 제공

건설현장을 돌며 조합원의 고용을 강요하고 노조 단체협약비 명목으로 수 천만 원의 금품을 뜯어낸 전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2단독(재판장 김은솔)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전남 지역 아파트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들을 상대로 6,000여만 원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다. A씨는 일부 조합원들과 함께 공사 현장을 돌며 노조 간부라는 점을 과시한 후 조합원 고용과 노조 단체협약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또 시공업체들을 압박하기 위해 공사현장 주변에서 방송 차량을 동원해 집회를 할 것처럼 위협을 주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 회사에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게 해 결과적으로는 일반 시민에게 피해를 떠안게 하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로 그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