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데스밸리 국립공원 폐쇄 중
LA서도 역대급 8월 강수량 기록돼
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의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내린 폭우로 굵은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데스밸리=로이터 연합뉴스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하기로 이름난 사막 지대인 미국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다. 최근 더 심각해진 기후변화의 한 사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미 서남부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 '힐러리'의 영향으로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 지난 20일 강수량 2.20인치(5.59㎝)의 비가 내렸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으로, 하루 동안 1년치 비가 한꺼번에 내린 셈이다. 데스밸리의 평균 연간 강수량은 2.24인치(5.69㎝)다.
사막 지역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모래가 진흙이 돼 쏟아져 내리면서 일부 도로는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떨어져 나가는 등 크게 파손됐다. 공원관리소는 20일 "데스밸리가 홍수로 위험한 상태"라며 공원을 전면 폐쇄했고, 이런 상태는 22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여행객, 직원 등 400여 명이 도로가 안전하게 개통될 때까지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대성 폭풍 힐러리는 전날 오전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캘리포니아 남부를 가로질러 북상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 대부분 여름에 특히 건조한 지역들이어서 이번 폭우로 곳곳에서 역대 8월 강수량 기록이 새로 쓰였다. 로스앤젤레스(LA) 지방 기상청은 한인타운과 인접한 다운타운 LA의 지난 20일 강수량이 2.48인치(6.30㎝)를 기록, 이 지역 8월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전 최고 기록은 1977년 8월 17일의 2.06인치(5.23㎝)였다. 팜스프링스와 샌디에이고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역대 8월 최대 강수량 기록을 새로 썼다.
힐러리의 저기압 중심부는 네바다주까지 이동해 네바다주에 상륙한 첫 열대성 폭풍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네바다주에서도 침수와 정전, 도로 유실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며, 라스베이거스에서 서쪽으로 64㎞ 떨어진 마운트 찰스턴 지역에서는 상수도가 파손돼 400가구에 "수돗물을 끓여서 사용하라"는 경고가 발령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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