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휴가 중 마우이 참사 현장 방문
"불은 뿌리에 닿을 수 없어"...재건 지원 약속
당국 대응 부실 비판에 방문 현장 욕설 문구 등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산불 참사를 겪은 하와이주(州) 마우이섬을 찾았다. 산불 발생 약 2주 만이다. 그는 재건 지원을 약속했지만 정부의 부실 대응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여름휴가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마우이섬을 방문했다. 8일 발생한 화재로 이날 기준 사망자 114명, 실종자 850명이나 발생한 대형 참사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산불 주요 피해 지역인 라하이나에서 피해 현장을 살핀 뒤 “여러분과 함께 (이번 참사를) 비통해한다”며 “시간이 걸려도 당신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에 탔지만 아직 살아 있는 수령 150년 된 반얀트리를 거론하면서 “불은 뿌리에 닿을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마우이와 미국”이라고도 했다. 이어 “마우이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재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반응은 엇갈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 다수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사진을 찍었고 일부는 지지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고 있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지만 일부는 욕설이 담긴 종이를 들어 보이거나 바이든 대통령 일행 차량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올려 비난을 하기도 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같은 반응은 정부의 초기 대응 잘못으로 피해가 확산됐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마우이섬 곳곳에 설치된 대피 사이렌이 산불 발생 동안 한 번도 울리지 않고, 참사 후 초기 구호 지원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정부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피해 후에도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고 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정부의 산불 대응이 실패한 데다 참사 후 현장 방문이 너무 늦었고 언급도 부족했다는 점 때문에 계속해서 지적을 받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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