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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사법부' 정상화 신호탄... 윤 대통령, 이균용 대법원장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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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사법부' 정상화 신호탄... 윤 대통령, 이균용 대법원장 지명

입력
2023.08.22 15:00
수정
2023.08.22 17:3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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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보다 법리 중시하는 정통 법관" 평가
"법원 조롱거리 전락" 김명수 체제 비판도
임명 시엔 대법관 보수 우위 구도로 전환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이균용(61)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32년간 재판과 법리 연구에 매진한 보수 성향의 정통 법관을 발탁한 것은 지난 6년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진보 성향 법관들이 요직에 발탁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여권의 문제의식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거쳐 임명된다면, 대법원 13인의 전원합의체는 보수·중도 8명, 진보 5명으로 보수 우위 구도로 바뀌면서 대법원의 보수화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정의, 상식 기반해 사법부 이끌 적임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 온 정통 법관"이라며 "특히 장애인의 권리를 대폭 신장하는 내용의 판결로 장애인인권디딤돌상을 수상한 바 있고, 또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개인의 초상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판결 등을 통해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신장하는 데 앞장서 온 신망 있는 법관"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재판 경험을 통해 사회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서 사법부를 이끌어나갈 대법원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경남 함안 출신인 이 후보자는 부산중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6기로 법관에 임용됐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원장, 대전고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尹 문제의식 반영된 인사

이 후보자 지명엔 현 김 원장 체제의 법원이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윤 대통령의 판단이 강하게 반영됐다. 여권에선 김 원장 체제에서 진보 성향 판사들의 공부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이 사법부 핵심으로 떠오른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실제 김 원장 체제에서 판사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거나 판결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등 '편향 시비'가 불거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보수적 가치를 추구할 때도 있고 진보적 가치를 추구할 때도 있으면서 사법부의 시대상을 보여줘야 하는 게 법원의 역할"이라며 "특정 연구단체가 지나치게 한 몸처럼 움직이는 건 명백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대법관 출신을 대법원장으로 지명하는 관례를 벗어난 것에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후보자가 법리 탐구에 특화된 법관으로 '사법부 정상화'의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누가 봐도 법리를 중시하는 정통 법관이기 때문에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사법부를 지킬 수 있을 적임자라는 대통령의 최종 판단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관들 사이에서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고 말했다.

"법원 조롱거리 전락" 김명수 체제 비판하기도

이 후보자는 2021년 대전고법원장 취임 당시 "법원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등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김 원장 체제를 비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로, 법원 내 엘리트 연구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다. 아울러 '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이라는 엘리트주의와 권위적 색채가 강한 인사다. 이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양성보다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사법부 인사로 인해 법원의 보수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기 위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표결(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을 거쳐야 한다. 임명 시에는 13명으로 구성된 대법원 전원합의체(법원행정처장 제외) 대법관은 중도·보수 8명, 진보 5명 구도가 된다.

김현빈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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