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변제 능력 갈수록 떨어져
소액생계비 대출 연체율도 높아
20대 이하 청년층의 대출 부실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월 1만 원도 되지 않는 이자를 갚지 못해 연체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빚을 감당하지 못해 '원금 감면'을 받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대 이하 채무조정(개인워크아웃) 원금 감면 확정자 수는 4,654명에 달했다. 이는 2018년(2,273명)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다. 다른 연령대도 지난해 대비 대부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 수준엔 미치지 못했다.
개인워크아웃은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가 신복위의 중재를 거쳐 빚을 최대 90%까지 줄이고 이자 부담도 낮추는 제도인데, 20대 이하 청년층에서 급증한 것은 그만큼 젊은층의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뜻이다. 실제 20대 이하 1인당 평균 원금 감면 채무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880만 원으로, 2018년 530만 원 대비 67.2%나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0대 '빚 폭탄' 위기는 다른 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정무위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일 기준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19세 및 20대의 이자 미납률은 24.5%에 달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 미납률(14.1%)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소액생계비 대출액이 평균 61만 원이고, 첫 달 금리(연 15.9%)를 적용하면 월 이자는 8,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20대 이하 청년층 4명 중 1명은 한 달 1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20대 이하 은행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올 2분기 말 기준 0.44%로,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청년층 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는 실정이다.
최승재 의원은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20대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소득이 줄어들고, 그만큼 개인워크아웃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권 연체율 증가, 소액생계비대출 이자 미납률 증가 등 각종 위기신호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청년층의 부채 문제와 상환능력 제고에 대한 심도 있고 근본적인 해결방안 논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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