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주최 측 "심려 끼쳐 송구" 사과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2023 명량대첩 축제'에 일본인 '부캐'(부 캐릭터)를 연기하는 개그맨을 섭외했다가 논란이 일자 주최 측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명량대첩 축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내달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관광지에서 열리는 축제 개막식 이후 축제 행사에 일본인 호스트 캐릭터인 '다나카 유키오'가 등장할 예정이었다. 다나카는 개그맨 김경욱이 부캐로 연기하는 가상의 인물로 일본 유흥업소 종사자였지만 한국 문화에 빠져 한국으로 왔다는 설정이다.
주최 측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다나카의 사진과 함께 '명량! 축하쇼에서 함께 즐길 준비되어 있스므니까?'라며 일본식 발음으로 홍보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나카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명량대첩 축제에 일본인 캐릭터를 초청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온라인상에는 "이순신 장군님이 노하셔서 벌떡 일어나시겠다", "축제 보이콧하겠다"는 등 거센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주최 측은 이날 집행위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즐겁고 유쾌해야 할 축제에 많은 분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집행위원장은 "다나카는 캐릭터 활동으로 이순신 장군이나 안중근 의사를 무서워하고, 일본인 부캐릭터로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인정하는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섭외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려움, 사과, 존경의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있었으나 젊은 층 사이에서 좋은 반응이 있었고, 반전 기획을 통해 애국을 표현하자는 취지였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명량대첩 축제는 1597년 9월 16일 이순신 장군이 전라도 어민과 열세한 조선 수군으로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을 크게 물리친 명량대첩을 기리기 위해 2008년부터 개최됐다. 올해는 내달 8일부터 10일까지 울둘목이 위치한 해남군 우수영관광지와 진도군 녹지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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